- 12살 지리자동차 83살 볼보 인수 - 노조 “기술유출 우려” 강력 반대 - 독립경영으로 車 명가로 다시 우뚝 - 노조의 열린자세가 재건에 한 몫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한국 자동차업계와 산업계에서 ‘볼보의 위기와 기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중국의 더블스타가 ‘볼보식 독립경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부터다.
83년의 역사를 가진 볼보는 여러차례 주인이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
1999년 볼보 승용차부문을 미국 포드자동차가 인수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2010년 약 18억달러에 중국 지리자동차에게 매각했다.
당시 12년밖에 안된 신생 업체가 83년 역사의 전통 자동차 명가를 품게된 것이다. 역사만큼이나 매출도 볼보의 20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노조는 당연히 지리의 볼보 인수를 반대했다. 볼보 노조를 중심으로 스웨덴에서 기술유출 및 고용 불안정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볼보의 기존 기술에 대한 소유권을 포드가 유지하고, 지리는 볼보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권리를 얻는 것으로 양사가 타협하면서 매각이 진행됐다.
지리는 볼보의 브랜드와 관리체제, 생산 및 연구개발(R&D) 설비, 판매망 등을 온전히 가져가는 것이여서 손해볼 게 없었다.
하지만 세부 자금계획과 장기적 발전 계획 등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 반대에 부딪혔다. 볼보 역시 강한 노조 문화가 형성된 탓에 노조 합의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이후 지리는 볼보를 독립브랜드로 계속 유지하고 볼보 경영진의 자율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스웨덴과 벨기에에서 생산을 계속하겠다며 노조를 설득했다. 볼보 노조 관계자들이 지리 공장을 찾아 설비를 둘러보고 지리 노조와 만날 기회를 마련키도 했다.
이후 지리는 볼보를 인수한 뒤 회생작업과 R&D 등에 4년간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한 볼보의 기존 라인업 대부분을 신차로 교체하는 제품 혁신작업에도 돌입했다.
그 결과 볼보의 자동차 판매는 2009년 33만대에서 2010년 37만대, 2014년 47만대를 거쳐 2017년 57만대까지 늘었다. 영업이익도 인수 다음해인 2011년 약 2000억원에서 작년 기준 약 1조8000억원으로 9배나 뛰었다.
볼보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서도 회생여부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볼보의 회생에는 8년 넘게 독립경영 약속을 지킨 영향도 컸다.
또 지리는 인수 후 지금까지 스웨덴과 벨기에에서 약속대로 생산을 유지하고 신규 채용을 지속했다.
현재 볼보의 스웨덴 현지 인력은 인수 전과 비교해 2배 가량 많은 2만1000명이며, 벨기에 공장 인력도 2000명에서 5000명으로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볼보의 회생에 다들 회의적인 반응이었는데 노조의 열린 자세로 8년만에 정상화궤도에 올라서게 됐다”면서 “한국의 노조도 자기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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