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TAPAS=구민정 기자] 70, 80년대도 아니고 무슨 석면 이야기냐 할 수도 있다. 석면은 그저 ‘옛날 이야기’, ‘후진국’의 것이라고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도 석면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그것도 ‘교실’에 많다. 전국에서 석면자재가 쓰인 석면학교는 2016년 6월 기준 1만 3956곳. 전체 학교가 2만856개니 67% 수준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1급 발암물질(Group1)이다. 석면을 오랫동안 마시거나 닿으면 폐암, 후두암,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석면 중에서도 ‘백석면’이 가장 많이 쓰였는데 한국에선 건축법과 소방기본법 등에 따라 2009년부터 건물을 짓는 데 있어 백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하지만 의외로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09년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학교 건물에서 석면이 나오고 있다. 병원, 요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교에선 주로 냉난방기와 천장 틈, 벽에 붙은 게시판과 벽사이에서 석면가루가 나온다. 학교 건물들이 오래될수록 석면먼지가 교실과 복도에 쏟아져 나올 확률은 더 높아질 수뿐이 없다. 이에 지역별로 교육청에서 방학을 이용해 석면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가 614곳으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 356곳, 중학교 282곳, 유치원 21곳, 특수학교 17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권 학교가 357곳으로 가장 많고 전북이 157곳, 경북이 135곳으로 그 다음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애로사항이 많다. 크게 두 가지로 문제점을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예산’, 돈이 문제다. 교육청에서 한정된 예산으로 석면 제거 공사를 하다보니 석면학교 중에서도 ‘선택’을 해야한다. 선택받지 못한 학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석면 제거 공사 순서를 또 한차례 기다려야 한다. 선택된 학교라하더라도 건물 전체가 아닌 1, 2층은 제거공사를 하고 3, 4층은 안하는 등 부분제거 공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한정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위원의 설명을 들어봤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예산을 배정할 때 우선순위 기준을 석면으로 인한 위험도 보다 ‘냉난방기 교체 시기’의 여부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냉난방기 교체할 때 석면가루가 비산되니 이왕 할 거 냉난방기를 바꿔야 하는 학교에 한해서 석면제거 공사를 먼저 하자는 거죠.”
돈 문제가 걸려있다 보니 공사업체의 ‘전문성’ 문제도 따라온다. 기껏 돈을 써서 석면을 제거하는 공사를 해도 제대로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돈, 시간 모두 버리는 셈이다.
“고용노동부에 ‘석면 철거업체’로 등록된 업체들 상황을 보면 너무 쉽게 영업허가를 내주고 감독관이 모든 현장을 감독하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과거 철거 중에 사고친 경우에도 사업자를 바꿔 허가받고 영업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요. 짧은 방학 기간중에 여러 후속공사들과 함께 해야하니 날림으로 하는 경우도 많아요. 빡빡한 일정에 한 업체가 여러 학교를 이동하며 진행을 하니 제대로 된 공사를 못하고, 나사를 풀어 제거하지 않고 텍스를 뜯어내는 공사로 대충하는 거에요. 음압기 6개가 필요한 공사를 음압기 3개 가지고 있는 회사한테 맡기기도 하고요. 조건도 제대로 안 갖춘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요.” (한정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위원) 필요한 건 ‘돈’과 ‘시간’이다. 시간과 예산 부족으로 석면 철거가 한번에 이뤄지지 않고 층별로 쪼개서 진행되다 보니 여러번의 철거 공사를 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여러번에 걸쳐 석면 가루를 마시게 된다. 석면 가루는 학교 건물 안에만 머물러있지 않는다. 옆 건물로, 온 동네로 퍼진다. 환기를 위해 창문만 열어놔도 내 방과 거실로 들어올 수 있다. 석면 제거가 비단 교실과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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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1002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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