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정상회담 앞두고 사활 건 수 싸움 -中 ‘차이나 패싱’ 불식 향후 역할 주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기의 빅 이벤트가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분히 북미정상회담을 겨냥해 대북강경파를 외교안보진영 전면에 배치하며 압박하자 김 위원장은 그동안 소원했던 중국을 전격 방문하며 활로 모색에 나섰다.
▶“트럼프, 외교실패하면 北과 전쟁”=먼저 움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미 행정부 내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전격 발탁했다.
‘폼페이오 카드’를 두고 자신의 의중을 잘 알고 궁합이 맞는 인사를 내세움으로써 대북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수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기용함으로써 한걸음 더 나아갔다.
볼턴 신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명받기 직전까지도 “북한의 술책에 두 번 다시 빠져서는 안된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슈퍼 매파’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강경론자들로 외교안보진영을 재편한 것은 대화에 나서긴하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제재ㆍ압박도 병행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호아킨 카스트로 의원은 볼턴 보좌관과 관련, “이 행정부와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가 실패하면 북한과 전쟁하려는 바람을 가졌다는 점을 확인해준다”며 “내가 본 모든 것을 근거로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북한과 전쟁을 바란다고 믿고 볼턴 지명은 이를 확인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北, 남북ㆍ북미ㆍ북중대화 선제안=트럼프 대통령의 강수에 김 위원장은 전격 방중으로 응수했다.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편으로 25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과 오찬과 만찬,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관계 복원과 한반도정세에 대해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실패할 경우 군사적 조치까지 예상되는 등 위험부담이 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는 중국에게 보험을 들기 위한 행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보험과 같은 수세적 행보가 아니라 김 위원장이 한반도정세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공세적 행보의 일환이란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성과가 나올 것에 대비해 김 위원장이 이에 앞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지와 양해를 구하기 위해 갔을 수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도 주한미군 등 미중 패권경쟁과 관련한 민감한 부분에 있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오찬에서 “우리의 전격적인 방문 제의를 쾌히 수락해줬다”고 언급한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북중정상회담도 사실상 북한의 선제적 움직임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中, 트럼프 대통령 수준 김정은 환대=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첫 정상회담 파트너로 중국을 선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한 남ㆍ북ㆍ미 외교전에서 한발짝 소외되면서 내부적으로 ‘차이나 패싱’ 논란까지 일었던 중국은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첫 외국 방문으로 중국을 찾은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언론도 환영 일색이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간 북중정상회담 소식을 무려 3400자에 걸쳐 보도하며 큰 비중을 뒀다.
인민일보 해외판 소셜미디어계정 협객도(俠客島)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이는 한반도 문제에서 차이나 패싱은 없다는 걸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의 만족감은 김 위원장에 대한 의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중국은 김 위원장이 머물렀던 조어대(釣魚臺)와 인민대회당 주변에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이상의 철통경비를 펼치는 등 트럼프 대통령 방중 때와 비슷한 수준의 환대를 보였다.
특히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짧은 방중 기간 환영만찬과 환송오찬 등 두 차례 연회를 베푸는가 하면 직접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 양위안자이(養源齎)를 소개하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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