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베댓 전쟁‘부터 음악차트 ’무한스밍‘까지 -조작 제어할 법ㆍ기술 없어…“자정 문화 절실”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49) 씨 일당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문화업계부터 정치권까지 사회에 만연한 ‘조작 문화’를 되돌아보고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드루킹 사건과 같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댓글을 조작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이 댓글부대까지 운영하며 정치적인 목적의 댓글을 쏟아낸 범죄가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정치적인 댓글 조작에 앞서 기사 댓글 조작은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주로 정치적 성향으로 나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뤄졌는데 특정 정치 및 사회 이슈와 관련된 기사 댓글창에 ‘베스트 댓글’을 만들기 위한 집단적인 행동을 벌이는 식이다. 이들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뉴스 기사 링크를 공유해 댓글 달기 운동을 펼치는데 이를 이른바 ‘화력 지원’이라고 부른다. 화력 지원으로 성향에 맞는 댓글의 공감 수를 높여 베스트 댓글로 만들고 성향에 맞지 않는 기사에는 비공감 수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같은 커뮤니티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커뮤니티들간의 조직적인 여론전으로 커지기도 한다.
그러나 조작은 정치권 이슈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생활 곳곳에도 침투해 있다. 순위 조작이 빈번한 음원사이트가 대표적이다.
보통 음원사이트의 차트는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횟수로 결정되는데 한 사람이 동일한 곡을 여러 번 재생해도 재생한 횟수만큼 차트에 반영된다. 일부 팬들은 특정 가수의 노래 순위를 올리기 위해 번복적으로 같은 노래를 듣는데 이를 ‘무한스밍(무한 스트리밍)이라고 부른다.
최근 무명에 가까웠던 가수 닐로의 노래 ‘지나오다’가 발매 6개월 만에 갑자기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음원 사재기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는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이먼트가 바이럴 마케팅 사업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새벽에 갑자기 닐로의 노래를 스트리밍한 이용자 수가 폭등했는데 소속사가 자사 가수의 노래를 가짜 계정으로 반복 재생하는 방법으로 순위를 높였다는 것이다. 새벽에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 이용자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속사 측은 음원 사재기를 한 사실이 없다며 논란을 부인했다.
이같은 여론조작은 홍보나 응원의 취지로 시작된 측면이 있지만 이를 이용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일명 ‘댓글알바’족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온라인엔 “댓글 알바 구합니다”, “댓글 대행 재택 근무 가능합니다” 등의 광고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본 소비자처럼 사용 후기를 쓰는 식이다.
실제로 도서 리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박모(29ㆍ여) 씨는 “문예창작과 전공 특성상 은밀하게 도서 리뷰 제안이 들어온다. 책 1권당 서평을 써주는 조건으로 건당 1만원 씩 받고 있다”며 “책도 읽고, 책의 장점을 끌어내 칭찬을 담긴 리뷰를 적어주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상 생활 곳곳에서 댓글, 순위는 물론 후기 조작까지 성행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법이나 기술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법이나 기술을 통해 원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온라인에서 건전한 문화가 형성되고 자정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회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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