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메디톡스 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 -대웅 “미 소송 사실상 종결, 국내 소송만 남아” -메디톡스 “국내소송 이후 대웅 재소할 것”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남북 정상은 화해를 위해 두 손을 맞잡았지만 제약업계 앙숙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틀어진 관계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은 메디톡스가 대웅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각하(dismiss)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균주가 대웅 측으로부터 도용당했다며 대웅 ‘나보타’의 균주 출처가 어딘지 밝혀보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웅 측이 반응하지 않자 메디톡스는 미국에서 대웅과 대웅의 미 파트너사 알페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 법원은 대웅과 메디톡스의 소송을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각하한다고 결정했다. 불편한 법정의 원칙이란 이 사안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법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 법원은 지난해 10월 1차 판결에서 이 언급을 한 바 있다.

미 법원의 각하 판결에 대해 대웅 측은 “이번 결과는 절차에 맞지 않게 관할권도 없는 외국에서 먼저 소송을 신청해 나보타의 수출을 저지하고자 했던 메디톡스의 소송 의도가 무산된 것을 의미한다”며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한국에서 제기한 민사소송에 적극적으로 임해 진실을 명백히 밝히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디톡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메디톡스는 “미 법원이 에볼루스 등에 대한 소송 유지를 결정됐다”며 “에볼루스 등에 대한 소송 유지 결정은 해당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에볼루스는 미 소송에서 대웅과 함께 언급된 공동피고 기업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미 법원의 대웅에 대한 재소가 허용된 각하 결정에 따라 한국 소송 이후 재소를 진행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대웅제약은 보유한 보툴리눔 균주의 획득 경위와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해 현 사안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해소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런 메디톡스의 입장 발표에 대해 대웅 측은 또 다시 반박했다. 대웅은 “대웅과 메디톡스의 미국 민사소송은 사실상 종결된 것”이라며 “에볼루스에 대한 소송은 각하되지 않고 미 법원에 남아 있지만 국내 민사소송에서 대웅제약이 승소하게 되면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상대로 더 이상의 소송을 진행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2년여간 보톡스 균주 출처 논란으로 사이가 틀어진 두 제약사는 결국 법정까지 가는 상황에 놓였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패하게 되는 기업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지 훼손 뿐만 아니라 상대 기업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에 따른 상당한 비용이 지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마치 마주 달리고 있는 폭주 기관차와 같은 상태”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두 회사가 손을 맞잡고 화해를 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