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다음 공판 불출석하면 출정거부 판단” -강제구인 시도ㆍ궐석재판 택할 가능성 -MB “선별출석 가능” 주장…인정받기 어려워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피고인 없는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미 박근혜(66) 전 대통령도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오는 31일 오전 3회 공판을 기점으로 이 전 대통령의 강제구인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재판장인 정계선 부장판사는 28일 법정에서 “피고인이 매 기일에 출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변호인이 이런 점을 말씀드렸는데 다음 기일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출정거부로 판단하고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무단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다음 기일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는다면, 재판부는 강제구인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마음을 바꿔 재판에 나올 가능성도 열려있다. 1996년 12ㆍ12 군사반란 혐의 등을 받던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도 법정 출석을 거부했지만, 재판부가 “강제인치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재판에 출석한 전례가 있다.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하면 지연이란 비난을 받을까 싶어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 진행이 가능한지 물었는데 왜 문제가 되는 것이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앞으로의 재판도 건강상태를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실 듯 하다”고 전했다. 아직은 이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니 물을 것이 있을 때만 재판에 불러달라”는 입장이지만, 이같은 주장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재판 출석은 권리인 동시에 의무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기 때문에 법정에 나오지 않는 피고인을 강제로 구인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이나 공소기각, 면소 판결을 할 것이 명백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정하고 있다. 3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경우 피고인이 법원 허가를 받고 불출석할 수 있다. 하지만 110억대 뇌물수수와 350억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이같은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강제구인 조치를 취하더라도, 구치소 측에서 전직 대통령을 강제로 법정에 끌고 올 수 없다고 판단하면 현실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기는 어렵다. 이 경우 재판부는 검사와 변호인만 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다. 형사소송법 277조 2항에서는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곤란한 경우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구속연장에 반발해 재판을 거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도 이 규정에 따라 피고인 없이 ‘궐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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