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 2.4p 급락
고용과 소비ㆍ투자에 이어 소비자심리까지 급락하는 등 주요 경기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경제가 이미 하강 또는 침체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경기지표들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하반기 경제상황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의 전염 가능성과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우려까지 고조되는 등 대외환경도 악화하면서 우리경제가 시계제로의 안갯속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가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정책의 후유증과 고용ㆍ소득 지표 악화로 큰 상처를 입은 정부는 혁신성장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지만, 정책 추진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엄중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경제활력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3면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5로 전월보다 2.4포인트 급락해 지난해 4월(100.8) 이후 1년2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비자심리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셈이다.
CCSI는 소비자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 15년 동안의 장기평균치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임을,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지난달 이 지수는 100을 웃돌았지만, 문제는 추세와 지난달의 하락폭이다.
CCSI는 지난해 5월 새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개선돼 11월 112.0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올 4월까지 5개월 연속 미끄러지다 지난달 소폭(0.8포인트) 반등하며 개선되는 듯했으나, 다시 한달만에 큰폭 하락한 것이다. 이달의 하락폭은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최대다.
소비자심리가 급락한 것은 고용 등 경기지표 악화와 미중 무역갈등, 이로 인한 경제ㆍ금융불안 등이 복합됐기 때문이다.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올 2월 이후 4월까지 3개월 연속 평소의 절반도 안되는 10만명대 초반에 머물다 지난달에는 7만2000명으로 더욱 위축되며 2010년 1월 이후 8년 4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숙박ㆍ음식과 도소매 등은 6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현장경기를 보여주는 산업활동 동향 조사에서는 지난 4월 소비(소매판매)와 투자가 동반 감소세를 보였다.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등에 힘입어 전체 산업생산이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우리경제의 활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보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지만, 이것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에 미 금리인상과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당장의 불안 요인으로 우리경제를 옥죄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달전 1150원대를 기록하던 원/달러환율은 어느새 1120원대에 육박해 있다.
대외환경 악화로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꺾일 경우 우리경제의 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기의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고용ㆍ소비ㆍ투자 등 각 부문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해준 기자/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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