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갤러리스트 김석현 씨, 한여름에도 수트 풀장착 고수 -몸에 꼭맞는 맞춤 수트 한벌 “남자의 매너ㆍ품격 길러줘” -“단순 외양만 젊어선 안돼…나이맞는 철학ㆍ삶 태도 중요”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30년 전 만화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는 전형적인 ‘아재’였다. 거뭇한 수염에 덥수룩한 머리, 늘 같은 옷을 입던 그는 큰아버지의 결혼 종용을 받으며 여자친구 고은애를 소개받는다. 홍두깨의 작중 나이는 겨우 스물 다섯이다.
13년전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은 또 어떤가. 천덕꾸러기 노처녀 취급을 당하던 김삼순의 극중 나이는 알고보면 고작 서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여성의 초혼 연령은 30.2세였다.
요즘 아재, 요즘 노처녀 기준에 한참 못미치는 두 캐릭터의 설정은 지금보면 새삼 놀라움을 자아낸다.
100세 시대를 향해가는 2018년. 이제 아재, 꼰대의 기준은 절대적인 숫자가 아니라 가치관과 태도, 패션 등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취향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지 않아요. 오랜 시간 쌓여온 축적물이라고 할 수 있죠. 패션에 대한 관심은 어릴 적부터 있었어요. 10대때 부모님을 졸라 비싼 아이템을 마구 샀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고 20대는 취향을 찾기위해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들을 했고 30대부터는 제 스타일을 만들어갔죠. 40대가 된 지금은 더 확실한 ‘김석현 스타일’이 생겼어요.”
지난 4일 평창동 꼭대기의 한 갤러리에서 만난 갤러리스트 김석현 씨의 말이다. 클래식한 수트에 차분한 말투를 가지고 취향과 패션에 대해 말하는 그는 올해 41세다. 고교와 대학교 시절을 모두 패션과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서 보냈다는 그는 거의 대부분 수트를 ‘풀장착’하고 다닌다. 이날 한낮 기온이 33도를 육박하는 찜통더위에도 여전했다. 셔츠와 타이, 딱 떨어지는 라인의 재킷과 팬츠는 영화 ‘킹스맨’의 헌츠맨(HUNTSMAN) 샵에서 튀어나온것 처럼 말쑥했다.
그의 1년 의복비는 1000만원대다. “결혼도 했고 아이(딸)가 있어도 패션에는 꽤 투자하는 편이죠. 무조건 비싸거나 좋다는 명품, 유행템은 잘 사지 않아요. 대신 브랜드의 철학이 뚜렷하고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인 클래식한 아이템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런것에는 지갑을 순순히 열 수 있죠.”
대신 테일러샵(맞춤정장집) 두 군데를 정해서 제 몸에 꼭 맞는 정장을 일 년에 두어 벌 정도 구입한단다. 대개 1벌당 80만~250만원 가량 하는데, 100% 핸드메이드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며, 소재와 패턴 디자인 등을 꼼꼼히 따져 콜렉터처럼 신중구매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최소 100만원대의 맞춤정장이 다소 비싸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는 ‘누구나 관리만 잘하면 평생 입는 옷’이라고 강조한다. 20~30대부터 차곡차곡 모은 수트가 이제 꽤 많은 만큼 나이가 들어가면서 코듀로이, 벨벳 등 소재를 다양화하거나 패턴이 독특한 디자인 위주로 구입하고 있다.
40대 아재론에 대한 그의 생각은 명확하다.
“이른바 ‘아재’라 불리는 40대에는 그에 맞는 삶의 철학을 갖고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외양만 젊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아랫 사람들과 소통할 줄 아는 것도, 이익을 위한 관계보단 진정한 내 사람들을 챙기며 인연을 이어가는 게 40대의 미덕이죠.”
그에게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재들을 위한 패션팁에 대해 물었다.
“기존의 옷들이 소모품이었다면 나를 위한 옷, 제대로된 수트 한 벌에 투자해보세요. 일반 기성복 대신 몸에 꼭 맞는 맞춤수트를 입으면 태도, 말투, 매너 등이 사뭇 달라질거예요. 몸매관리도 절로 되고요. 아, 그리고 반팔셔츠나 정장에 발목양말은 아무래도 조금 참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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