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무성하다. 이슬 머금은 새벽의 정원에서는 풀들도 말을 한다. 그 신비로운 시(詩)적 정원에서 느끼는 시간의 층위와 공감각적 심상(心象)을 ‘렌티큘라(이미지를 겹친 후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하도록 만든 기법)’로 표현했다. 어지러운 듯한 흑백의 드로잉은 사실 3차원의 다층성을 2차원의 평면에 구현한 한 ‘단면’이다. SADI(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 교수로 재직 중인 이용규 작가의 작품 ‘새벽 정원’이다. 이용규 작가가 ‘시적 정원’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는 렌티큘라라는 매체가 단지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화려한 수단으로 읽히는 것을 경계하며 색감을 극도로 자제했다.
대자연과 ‘조우’하기 위해 한강 고수부지에 핀 풀 한포기도 직접 씹어본다는 작가의 고집스러움이 강렬한 흑백 드로잉에 녹아 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신세계갤러리.
김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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