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2100억원 순매수 신용융자 잔고 추가하락 우려 커

최근 한 달 코스닥 시장이 크게 요동치며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지수 급락 때마다 ‘저가매수’로 대응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높게 쌓여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추가 하락에 대항 우려를 키우고 있고, 특히 시장 침체기에도 매수세가 몰렸던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경우 감독당국의 ‘테마 감리’ 영향권 아래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개인투자자들의 코스닥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2082억원으로 집계됐다. 2170억원에 달하는 코스닥 주식을 팔아치운 사모펀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발을 빼려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닥 지수가 본격적으로 내리막을 타던 이후로 기간을 확대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닥 매수세가 더 확연히 나타난다. 지난 6월 이후 코스닥 지수가 1% 이상 급락한 것은 총 12거래일에 달했는데, 이 중 개인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선 것은 하루뿐이었다. 최근 코스닥 투매 물량 대부분을 개인투자자들의 거둬들인 셈이다.

개미의 코스닥 매수는 보유 주식의 평균 매수가를 낮추기 위한 이른바 ‘물 타기’ 차원에 그치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며 시장 자체에 베팅하고 있다. 최근 한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순매수 규모가 1918억원에 달했다. ETF는 코스피200이나 원유와 같은 특정 지수나 자산가격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투자 상품으로,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한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반등을 기대해 마지않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높은 신용융자 잔고다. 신용융자거래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주로 개인투자자가 이용하는 거래 방법이다. 지난 26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5조591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 6월12일 최고치(6조3534억원)보다는 그 규모가 줄었지만 코스닥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던 지난해 8월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1조원 이상 많은 규모다. 통상 코스닥 지수의 하락은 신용잔고의 하락과 같은 흐름을 보인다.

특히 현재도 개미들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경우 연구개발(R&D) 비용 처리와 관련한 감독당국의 테마감리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 발표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지난 한달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150생명기술 업종에 포함된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3186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순매수 금액보다도 많았다. 다른 코스닥 주식을 팔아 제약ㆍ바이오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현재 금감원은 지난 4월 이후 R&D 비용의 자산화 비중이 큰 10여개 제약ㆍ바이오 기업에 대한 테마감리에 착수한 상황으로,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된 일부 종목의 경우 주가 급락이 우려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우량주가 포진해 바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코스피와 달리,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코스닥 시장은 ‘저가매수’ 전략이 통용되지 않는다”며 “기업들의 실적 수준만 놓고 보면, 지수가 600선 중반에서 움직였던 지난해 초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