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 농산물 가격 급등 수박·복숭아도 50% 가량 올라 추석 한달 앞두고 물가 초비상
추석 명절을 한 달여 앞두고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기록적인 무더위에 배추ㆍ무 등 작황이 좋지 않은 채소류의 가격이 매섭게 오르면서 시민이나 상인 모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당분간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기조는 추석 때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배추ㆍ무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채소류는 전달 대비 3.7%, 농축수산물은 1.3%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시금치가 한달 새 50.1%나 뛰었고, 열무(42.1%), 배추(39.0%), 상추(24.5%) 등 더위에 약한 채소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도 고온에 가축 폐사가 속출하며 전월에 비해 3.3% 올랐다. 돼지고기가 7.8%, 닭고기가 2.7% 상승했다.
가격 비교 기간을 하루 단위로 쪼개면 채소류 가격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주요 농산물 일일 도매가격에 따르면 양배추ㆍ무ㆍ시금치ㆍ감자 등의 가격 상승률은 평년 대비 100%를 넘는다.
가장 크게 오른 품목은 양배추다. 8일 기준 한포기에 5927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181.9% 올랐다. 무(1개당 2999원)와 시금치(4㎏당 6만1685원), 감자(20㎏당 4만459원)도 각각 155.5%, 111.7%, 106.2% 상승했다. 이외에도 파프리카(5㎏당 2만6011원), 당근(1㎏당 2147원), 오이(100개당 6만2492원), 배추(포기당 3897원)가 평년에 비해 각각 76.9%, 45.6%, 39.1%, 38.2%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주간농업농촌식품동향에 따르면 노지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배추와 무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대표적인 채소다.
보고서는 “폭염과 가뭄에 취약한 배추와 무는 지난달부터 작황이 악화되고 출하가 지연돼 가격이 상승했다”며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고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배추와 무 가격은 강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토마토도 폭염으로 인해 생육이 빨라져 조기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며 “출하량에 따라 토마토 가격 등락이 반복되고 있으며, 폭염이 지속될 경우 가격 등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계절 과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8일 기준 수박 한 개의 도매가격은 2만2974원으로 평년 대비 44.2% 뛰었다. 수박은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처럼 기온이 높고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잘 자라고 당도도 높아진다. 하지만 폭염의 영향으로 과실 크기가 작고 과육이 적자색을 띠며 신맛까지 나는 ‘피수박’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품성이 저하되고 있다.
여름 대표 과일인 복숭아와 포도는 4월 이상저온 현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폭염으로 피해가 겹치면서 평년 대비 시세가 높아졌다. 8일 기준 복숭아의 도매가격(4.5㎏)은 평년 대비 54.9% 높은 2만3034원으로 집계됐다. 포도(캠벨) 도매가격은 5kg 기준으로 2만1541원으로, 평년보다 22.2%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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