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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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선풍기도 틀지 못하고 혼자 생활하다 고열 발생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추가 지원했지만 구청은 거절 -인권위,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피해 발생 우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중증장애인이 폭염 속 혼자 생활하다 고열이 발생해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진정에 대해 긴급구제 조치를 결정했다.

10일 인권위는 “혹서기에 충분한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생명과 건강의 심각한 위험에 처한 피해자에게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를 긴급히 제공하고, 이와 유사한 형편에 처한 다른 중증장애인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장관, 서울특별시장, 해당 구청장에게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피해자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머리 아래 사지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뇌병변 2급 장애인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사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활동지원사는 월, 화, 금, 토요일 4일 간 24시간 지원하고, 수, 목, 일요일 3일 간은 퇴근해, 피해자는 야간에 혼자 생활해야만 한다. 하루 24시간 서비스 지원을 받기 위해 한 달 총 720시간이 소요되지만 국가 및 서울특별시 지원의 활동지원서비스 총 시간이 598시간에 그치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활동지원사가 없는 날 밤에는 문을 닫고, 벽에 설치된 선풍기도 켜지 않고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 문으로 외부인이 불시에 들어올 수도 있고 선풍기 과열로 인한 화재발생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자는 과거 동료 장애인이 전동휠체어 충전 과열로 사망하는 기억 때문에 오랜 시간 선풍기 틀지 못했다.

선풍기 조차 켜지 않고 잠을 자던 피해자는 급기야 지난 2일 오전 가슴의 답답함으로 인해 집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체온은 38.6도로, 담당의사는 피해자에게 수액 및 항생제를 처방했다. 병원은 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권유하면서 향후 안정을 찾을 때까지 24시간 간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피해자와 활동지원사는 진단서를 지참해 주민센터를 방문해 증상을 호소하며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장애가 아닌 고열 증상으로는 추가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구청은 “피해자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은 복건복지부 및 서울특별시의 적용기준에 따라 최대한 제공한 것으로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조사 대상에 대한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계속돼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권으로 피진정인들에게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권고할 수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8조의 규정에 따라, “폭염 속 혼자 생활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에 대해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며 긴급구제 조치를 결정했다.


s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