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R 과부하 결함 은폐 명백… 국토부·환경부 책임도 물을 것” “하자담보 책임(물건을 잘못 만든 책임)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결함을 은폐한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겁니다. BMW 화재 책임을 묻는 소송은 예전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때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겁니다.”
‘제조물 책임법’ 전문가인 하종선(63·사법연수원 11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9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폴크스바겐 소송에 이어 이번 BMW화재 사건에도 피해자들의 대리인으로 나서고 있다.
하 변호사는 질소산화물 감축 장치인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결함을 은폐했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말한다. “BMW 본사 사람들이 지난 6일 우리나라에 와서 EGR 벨브, 쿨러에 문제가 있다는 걸 시인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회사가 이제서야 EGR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건 납득이 안가죠. 2016년 말부터 판매된 신형 5시리즈 모델은 EGR 부품에 대한 설계를 변경합니다. 전후를 비교하면 화재 위험 때문에 이 EGR 밸브의 내구성을 강화하고 쿨러 냉방능력을 확대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화재가 발생한 BMW 5시리즈 차량들은 질소산화물이 적게 배출되기로 유명한 기종이다. BMW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EGR을 경쟁업체보다 훨씬 더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했고, 이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하 변호사는 분석한다. “2017년에 BMW수리서비스센터가 EGR밸브 쿨러 수리를 많이 했어요. 수리를 많이 했다는 건 문제를 알았다는 얘기거든요. 연간 판매대수의 4%, 50대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리콜을 해야 합니다.”
현대차 임원을 지내기도 했던 하 변호사는 소송을 통해 국토부와 환경부 책임도 강하게 물을 예정이다. 환경부는 과거 닛산의 ‘캐시카이’ 모델이 EGR을 작동시키지 않은 것을 문제삼은 적이 있다. 닛산은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기 때문에 정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환경부가 EGR에서 불이난다는 걸 잘 알고 있는거에요. 근데 그걸 생각할 수 없었다고 얘기하고 있는 건 도저히 납득이 안가요. 환경부는 그 때 당연히 국토부와 협의를 했어야 했고, 국토부도 BMW 화재가 일어나고 있을 때 예전 사례를 검토 했어야 했는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어요. 국토부와 환경부도 이 점에 있어서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 변호사는 화재차량 외에 일반 BMW차량 소유주들을 위한 소송도 낸 상태다. 언제 화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피해를 보고 있고, 운행제한 조치가 내려질 경우 명백한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1차 소송인단 모집 때 4명에 불과했던 참여자는 2차에서 13명으로 늘어났다. 형사고발 조치를 한 뒤에 이어질 3~4차 모집에는 300명 이상이 소송을 낼 예정이다.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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