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규정 사실상 ‘무력화’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와 에어인천의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근로자 고용불안정 등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불법을 제때 관리감독하지 못해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국토부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1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장기간 정상 영업중인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하면 근로자 고용불안, 소비자 불편, 소액 주주 손실 등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청문과정에서 두 회사 모두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이란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소명했고, 현재는 결격사유가 해소된 점 등을 고려해 면허유지의 이익이 크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고 자문회의 내용을 설명했다.

면허를 취소할 경우 1700여명에 달하는 진에어 임직원과 1만여명 규모의 협력업체 직원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고려했다는 의미다.

한편으로 국적항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국토부 스스로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에어에는 미국 국적 조에밀리씨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등기이사로 재직했고, 에어인천에는 러시아 국적 수코레브릭씨가 2012년5월부터 2014년11월까지 2년여간 근무했다.

외국인 임원 재직은 구 항공법에 따라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국적항공사 관리책임이 있는 국토부는 이 사실을 여러차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진에어 임직원들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국토부가 정작 자신의 잘못에 대해선 일부 직원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수만명 직원의 생사가 걸린 항공사 면허취소를 검토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자문회의에서는 “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항공사 지배를 막기 위한 해당조항 취지에 비해 양 회사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으로 인해 항공주권 침탈 등 실제적 법익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 고용불안 항공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면허 취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다만, 진에어는 당분단 신규 노선 허가 제한 등 일정한 처벌을 받게 된다.

김 차관은 “구 항공법에 따라 면허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면허취소 여부 외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등은 할 수 없다”며 “다만 갑질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당분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제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는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진에어의)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진에어의 경영행태가 정상화 되었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김 차관은 아울러 “국토부도 외국인 임원 재직 당시 사업을 변경해 주는 등 관리감독 못한 거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며 “면허관리 상시화, 공무원들의 항공사와 유착 근절 등 대책을 마련해 9월 중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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