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수혜주로 투자자 관심 불구 개인사업자대출·전세보증금 과소평가 되레 유동성 줄고 대손율 증가 가능성
대표적인 내수주인 은행주는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최후의 보루’로 통한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미국의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히면서 손실을 막으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숨어있는 가계 부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이 오히려 은행주를 노리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연일 급락하는 증시의 장대비를 피할 수 있는 종목으로 은행주를 추천하고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3분기 은행 업종의 지배지분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7.4% 늘어난 3조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중 확대를 권고 했다. 은행 업종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금리 상승이 가져다준 순이자마진(NIM) 폭 증가다. 일반적으로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늘어나면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 지난 6월말 기준 예대금리차는 2.35%포인트를 기록해 지난해말 보다 0.05%포인트 커졌다.
강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3분기는 지난 2017년 11월 기준 금리 인상분이 조달금리에 반영되면서 NIM이 하락해야 하지만 9월 후반부터 시장금리가 반등하면서 오히려 상승 국면에 접어 들었다”면서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8.8%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한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주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다수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투자정보부는 “증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는 배당주와 함께 금리 상승 흐름에 편승한 은행주를 고려해볼만 하다”며 “은행주는 금리 모멘텀 외에 연말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같은 기대감에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전체 증시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 지수는 8.5%가량 하락한 반면 은행업종지수는 1.4%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주를 달군 금리인상이 오히려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늘어난 가계부채의 규모가 실제보다 작게 계산됐다는 것이 그 논거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부의 금융정책에 사용되는 가계부채 통계는 가계의 보편적 부채인 개인사업자대출과 전세보증금을 제외하고 있어 부채의 위험을 축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가계부채에 편입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22%로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8ㆍ2 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임대사업자들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고 전세 제도를 이용한 갭투자가 급격히 늘었다. 실제 제외된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 2월말 기준 875조원으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뛰어넘고 가계 신용 규모의 60%에 달한다. 서연구원은 “사업자대출과 전세보증금 모두 투자 목적 대출로 일반적인 개인 대출 대비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들 대출을 포함하면 투자목적 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부채의 절반을 넘어 금리 인상 시 은행 부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자금이 저원가성 예금에서 상대적으로 금리매력도가 높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금융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은행채 등 채권을 순매도하면서 은행의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
서 연구원은 “유동성이 악화되면 은행은 대출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할 수 밖에 없고 대손율이 늘어나면서 은행 실적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조정에 착수하기 전까지 은행주 비중을 늘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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