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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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순매수 지난해 대비 30분의 1 코스피 16%·코스닥 14% ‘폭삭’ ‘버팀목’ 연기금 자금집행 ‘비상’

‘증시 대폭락’으로 인해 ‘수익률 비상’에 빠진 연기금들이 시장에서 아예 손을 떼는 모양새다. 연기금의 직접 투자뿐 아니라 위탁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자금 역시 발이 꽁꽁 묶이면서, 증시 하락세를 멈출 ‘브레이크’가 부재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25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연기금은 98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이래 최저수준으로, 통상 3조~10조원가량 순매수하던 것과 비교할 때 대폭 줄어든 것이다. 올해 순매수 금액은 지난해(3조2471억원) 대비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연기금은 하반기 들어 최근까지 순매도 기조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벌이던 코스피가 올해 ‘폭삭’ 주저앉으면서, 연기금 자금 집행엔 비상이 걸렸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16%, 코스닥은 14%가량 지수가 빠진 상황이다. 연기금 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지난해(전체 투자금액의 19.2%)보다 줄이기로 하면서 자금 집행이 감소하기도 했으나 예상보다 큰 시장 낙폭으로 인해 대부분의 연기금이 ‘내부 리스크 지침에 따른 대응’까지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코스피가 며칠새 3~5% 하락하면 비상 회의가 열리도록 돼 있다”며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투자한 금액에 대해서도 손절매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면서 “자율적으로 운용하라”고 했던 연기금들조차 최근 시장이 급락하면서 ‘개입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국내주식에 120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위탁운용사에 제시한 벤치마크(코스피200 등)’와 ‘위탁운용사가 설정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비교해 7%가량 괴리가 발생하면 “운용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위탁운용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국내주식에 3조원가량 투자한 공무원연금공단은 위탁운용사에게 벤치마크보다 7~10% 하락시 손절매를 검토하도록 한 상태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곧 다가오는 분기 성과 평가를 통해 자금회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실질적으로 국내 투자 시장에서 ‘연기금’ 격인 우정사업본부 역시 위탁운용사에게 자금을 맡긴 시점의 원금에서 손실(최대 20% 이내)이 나면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연기금 위탁을 맡은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이 폭락하면서 위탁운용사들이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연기금에서 위탁운용사에 맡긴 자금을 다시 회수하진 않았지만, 증시가 더 급락하면 위탁된 자금의 일부 회수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와 ‘위탁운용사들의 매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엮이면서 시장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대외 악재로 인해 외국인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EM)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을 대거 빼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 자금이 유출되면 국내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연기금 위탁운용사들이 추종 매도를 할 수밖에 없다.

장이 폭락한 지난 23일 역시 이러한 흐름을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 위탁 운용사들은 실제로 매도하는 순간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투자한 주식을 매매하기보단 평가손실이 나도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는데, 최근 너무 장이 빠져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외국인 자금 유출이 거세지면 지금보다 연기금 매물이 대거 시장에 출회하면서 지수가 또다시 폭락하는 연쇄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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