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이문에프엔디 제공)
(사진=케이문에프엔디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가요계 대선배가 만나 함께 노래하고, 또 노래를 새롭게 해석하는 일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의 양상에는 독특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인디신’이라고 분류할 수 없지만 이를 하나의 장르로 봤을 때 인디신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뮤지션들과 레전드의 만남이 성사되고 있다. 밴드부터 일명 ‘힙한’ 감성의 소유자들까지, 각기 다른 형태와 개성이 만난 음악은 서로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 “음악과 음악이 만나다” 이문세가 후배를 대하는 법이문세는 최근 정규 16집 앨범 ‘비트윈 어스(Between us)’를 발매했다. 이문세는 앨범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열린 자세와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겠다는 마음을 담고자 했다. 이런 이문세의 소통법은 음악과 음악에도 통했다. 이문세는 이번 앨범에서 헤이즈, 개코, 선우정아, 임헌일, 잔나비, 김윤희 등 개성이 짙은 젊은 가수와 협업했다. 특히 이문세가 후배들과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는 음악을 향한 그의 진심이 드러난다. 이문세는 타이틀곡 ‘우리 사이’에서 선우정아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원래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스타일과 다른 모습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문세는 선우정아의 음악에서 자신과 비슷한 감성을 찾아냈고, 용기를 냈다. 게다가 이문세는 헤이즈가 요즘 세대에게 어떤 위치의 가수로 다가오는지 실감하지 못 하고 있었다고. 다른 가수들 역시 블라인드 테스트로 곡을 받아 편견을 없앴다는 후문이다. 이런 사실들이 이문세가 정말로 ‘음악’만을 위해 후배들을 찾았음을 증명한다.

(사진=스페이스 오디티 제공)
(사진=스페이스 오디티 제공)

■ 봄여름가을겨울, 헌정 ‘앨범’아닌 ‘프로젝트’인 이유데뷔 30주년을 맞은 봄여름가을겨울은 뜻깊은 기획을 했다. 이들은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트리뷰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혁-이인우, 윤도현-정재일, 10cm-험버트, 황정민-함춘호, 윤종신-최원혁·강호정, 장기하-얼굴들 전일준, 데이식스-차일훈, 어반자카파-에코브릿지, 이루마-대니정 등 후배 가수들이 짝을 이뤄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를 다시 부른다. 이 음원들은 오는 12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발표된다.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의미 있는 점은 단순히 ‘선배의 명곡 다시 부르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멤버 김종진은 “단순히 앨범이 아닌, 프로젝트라고 말하는 것은 이게 첫 발을 떼지만 잘 돼서 전태관을 후원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건강을 잃은 친구, 동료를 후원하는 무브먼트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라고 말했다. 이 트리뷰트 프로젝트 수익금은 암투병 중인 멤버 전태관을 비롯한 이들을 돕는데 쓰인다. 선후배가 만나 음악을 되새기고 선한 영향력을 넓히는 움직임이다.

■ 디깅클럽서울의 ‘숨은 노래 찾기’가 지니는 가치‘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은 네이버문화재단과 뮤직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페이스오디티가 함께 기획하는 20세기 음악 발굴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 곡들을 다시 한 번 조명한다는 점에서 다른 리메이크 프로젝트와 차별점을 갖는다. 즉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은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곡보다 시대를 앞서가는 시도로 대중음악 발전의 물꼬를 튼 음악을 찾아내 그 가치를 제고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시티팝’ 장르를 찾는다. 그 첫 곡으로는 김현철의 ‘오랜만에’가 선정됐다. ‘오랜만에’는 1989년 발매된 후 평론가와 뮤지션들이 시대를 앞서간 숨은 명반으로 꼽는 1집의 수록곡이다. 이 곡을 재해석한 가수는 죠지다. 그는 평소 자신이 보여주던 음악과 사뭇 다른 장르인 ‘오랜만에’를 재해석해 독특한 매력을 선사했다. 또 원곡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편곡을 하면서도, 힙하고 그루브한 요즘의 스타일을 더했다. 덕분에 이번 리메이크는 약 20년 전 노래의 세련미를 다시금 부각하며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의 취지를 잘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