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튬 입고 인어공주 등 변신 이태원 젊은층 북적 ‘자유만끽’ “즐길뿐…서구문화라 추종은 아냐”
“대학 축제 때는 음식장사 하느라 계란말이만 부쳤어요. 오늘 아니면 주인공처럼 맘껏 놀 수 있는 날이 없어요.”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 핼러윈이 불과 3~4년 사이 국내 젊은층이 즐기는 축제로 있다. 젊은층이 즐길 수 있는 명절이 부재한 가운데, 마음놓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대표적인 기념일로 부상한 덕분이다. 복면을 쓰고 비로소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었다는 ‘복면가왕’의 수많은 출연진처럼 젊은이들도 이날 만큼은 평소 입어보지 못했던 코스튬 뒤로 정체를 숨긴 채 하루를 불태웠다. 이들은 “오늘 아니면 언제 이렇게 놀 수 있겠냐”며 국내엔 이렇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축제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핼러윈을 앞둔 지난 27일, 서울 이태원 인근은 핼러윈 복장을 차려입은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새 없이 붐볐다. 핼러윈은 원래 10월 31일이지만 명절 당일을 앞둔 주말이 더 붐빈다. 기상천외한 복장을 한 인파들은 연신 스마트폰으로 셀카 삼매경에 빠졌다. 특이한 코스튬을 하고 거리로 나선 이들에게는 함께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쇄도했다.
이날 드래곤볼 속 손오공 복장을 하고 이태원을 찾은 김모(22) 씨는 “무섭게 분장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지만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재밌는 복장을 택하고 싶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설공주, 인어공주처럼 호러와 상관없는 복장들도 많기 때문에 정해진 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좋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설명처럼 핼러윈 축제는 본래의 공포스런 분위기에 더해 다양한 복장이 허용된 코스튬 파티와 같은 양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핼러윈은 본래 악령들이 해를 끼칠까 두려워 악령처럼 보이도록 모습을 기괴하게 꾸미는 풍습에서 유래했지만, 최근에는 축제 분위기가 강조되면서 재밌거나 귀여운 복장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이날 거리에서는 대표적인 핼러윈 분장인 좀비, 뱀파이어는 물론 복장부터 녹색어머니회, 인어공주 같은 호러와는 거리가 먼 범상치 않은 복장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젊은층은 ‘한국 전통 명절이나 잘 챙기라’며 핼러윈을 비판하는 반응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날 이태원을 찾은 이모(26) 씨는 “명절은 어른들 만나서 잔소리 듣는 날인데 그날 한복 입는다고 핼러윈하고 같겠냐”며 “격식없이 매년 어떤 복장이든 입을 수 있고 젊은 사람들이 모여 놀 수 있는 축제가 핼러윈 뿐이라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핼러윈 축제에 참여해본다는 대학생 조모(21) 씨도 “대학 축제 때는 음식 만들어 팔아야한다고 해서 놀지도 못하고 일만 했다”며 “가수들 공연 보는 축제는 많지만 직접 주인공이 돼서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 돼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전무해 핼러윈에 열광할 뿐, 특별히 미국 문화라고 더 추종하는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핼러윈 문화의 뒤편에는 젊은층의 수요를 겨냥해 각종 이벤트를 쏟아내는 업계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 이태원 인근 호텔과 클럽들은 핼러윈 축제를 위한 호객행위에 한창이었다. KB국민카드는 이태원 해밀턴호텔에서 옐로윈 EDM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무료입장을 유도했다. 쌀쌀한 초가을 날씨에도 호텔에 마련된 야외 스테이지에서는 코스튬 복장을 한 인파들이 모여 추위도 잊은 채 토요일밤을 즐겼다.
페스티벌에서 특수분장을 맡은 양모(54) 씨는 “2002년부터 특수분장일을 했는데 요즘엔 연중 핼러윈이 제일 큰 대목”이라며 “전에는 놀이공원에서 페이스페인팅을 원하는 아이들 위주로 작업했지만 요즘엔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