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토크예능 ‘비정상회담’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청률이 4%를 이미 넘어섰다. MC 성시경이 11일 6화에서 한국의 회식문화에 대해 사적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정상의 발언을 중재하다 밸런스를 살짝 무너뜨리는 발언, 소위 ‘애사심 드립’을 쳤다가 방송후에도 ‘난리’가 났다. 그만큼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다는 뜻이다.

‘비정상회담‘은 일정한 틀내에서 움직이고 변주되는 여타 토크쇼들과는 달리 주제와 안건만 주어진 채 ‘리얼‘한 토크를 벌인다.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돌발성’이 묘미다.

격식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이 장점이지만, 다양한 토크로 주제를 덜 심각하게 끌고나가는 체제가 제법 잘 잡혀있다. 임정아 PD는 11명 토론자별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도 각국 비정상별 특성에 맞춰 더욱 토론의 효율을 높이고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보수적인 관점을 많이 내세우는 터키의 에네스 카야는 ‘토론시발자’다. 안건이 주어지면 거의 먼저 치고나온다. 영화배우 출신이어서인지 11명의 비정상중 방송울렁증이 가장 적다.

에네스는 평범한 보수(보수라는 말이 적확한지는 잘 모르겠다)라기 보다는 특정방향으로 쏠리는 보수 의견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반박하거나, 토를 달 일이 많아진다.

다음 타자는 주로 벨기에의 줄리안이나, 가나의 샘 오치리다. 샘 오치리는 안건을 유머스러하게 포장하거나 안건에 대해 톡톡 잽을 날려 토론의 흥미를 만들어내는 ‘토론유발자’다. 사라져야 할 단어이지만 ‘시바이를 친다’는 것이다.

줄리안은 개인적이거나 독특한 유럽인의 문화나 가치에 대해 디테일한 의견까지도 내놓는 ‘토론발전자’이다. 한국적 가치와 다른 경우가 많다. 줄리안은 토론자이면서 약간의 MC 역할까지 맡을 때도 있다. 질문이나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맥’을 잘 잡고, 자신의 의견이 뚜렷하며,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프랑스의 로빈 등 옆사람에게 토스해주기도 한다.

타일러 라쉬는 ‘토론조타수‘다. 비정상들의 토크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잡아주며 토론의 배가 길을 잘못 가지 않게 한다. 타일러는 학자 스타일이다. 타일러가 방향을 잡아줄 때는 그냥 질러대듯이 주장하는 게 아니다. 팩트와 근거, 증거, 데이터를 가능한 많이 수집해 설득력을 높인다.

11명 비정상들의 토크는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입장이나 취향일 수 도 있다. 11일 한국의 인간관계와 회식문화에 대한 토론이 초점을 잃고 다른 방향으로 가자 균형감각이 뛰어난 타일러 라쉬가 주제의 본질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비정상의 토론에는 공격수들만 있는게 아니다. 잘 들어주는 수비수 비정상도 있다. 캐나다의 기욤 패트리와 일본의 테라야 다쿠야는 대표적인 ‘굿 리스너‘들이다. 둘 다 성격 좋고 매너 좋지만 방송분량이 걱정이다. 테라야 다쿠야는 주제에 따라 참여율이 크게 달라진다. 어떤 주제에는 제법 활발하게 의견을 내놓지만, 어떤 주제에는 해맑게 듣고만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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