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갤러리, 대런 아몬드 개인전 시간ㆍ풍경ㆍ기억을 포착하는 작업 선보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조용한 풍경이다. 지나가는 바람도 숨죽이고, 한 낮 소란스럽던 숲의 소리도 조용하다. 달빛 아래 눈 쌓인 숲과 바다가 펼쳐졌다. 파도마저도 모래톱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있을 것 같은 이 작품은 영국 YBAs(Young British Artists)출신 작가 대런 아몬드(Darren Almond)의 풀문(Full moonㆍ만월)시리즈 중 ‘발틱해 수평선’이다.
작가는 지난 1998년부터 풀문 시리즈를 이어왔다. 어두운 밤 풍경을 보름달에만 의존해 담아내는 것이다. 15~50분 동안 장노출로 포착한 자연은 카메라를 든 인간의 시간, 그를 기다려온 대지의 시간, 자연의 시간을 품고 있다.
대런 아몬드의 개인전이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2010년 동 갤러리에서 전시 이후 8년만에 열리는 두 번째 한국전으로, 사진을 비롯 거울회화, 브론즈 작품 등 근작 10여점이 나왔다.
거울회화 시리즈는 기차역의 디지털 플립 시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플립 시계의 등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으로 읽혔다”는 작가는 플립시계를 분절하거나 반전시켜 알아볼 수 없는 기표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나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는 관객은 시간의 매커니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작가는 ‘시간’에 독특한 의미를 부여한다. “시간은 과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일정하게 분절적으로 지나가지 않는다. 무척이나 탄성적이다. 특정 트리거가 있다면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과거의 기억을 모두 떠올리기도하고, 또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가버리기도 한다”는 작가는 자신에게 시간의 의미를 “어디에나 있는 것, 본래의 의미에 닿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은 빛이고, 빛은 존재를 만든다”며 “대자연을 담아내면서 하고싶은 말은 우리가 이 우주에서 특정한 시간에 존재 했다는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작가는 1997년 YBAs의 그룹전 ’센세이션‘에 최연소 작가로 참가해 국제 미술계에 등단했다. 이후 2005년 할머니의 기억을 공감각적 시선으로 조명한 비디오 설치작업 ‘이프 아이 해드 유(If I Had You)’로 터너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베를린 비인날레(2001), 베니스 비엔날레(2003), 부산 비엔날레(2004), 테이트 트리엔날레(2009)에 참여했다. 무담 룩셈부르크(2017), 도쿄 스카이 더 배스 하우스(2016), 런던 화이트 큐브(2005), 뒤셀도르프 K21(2005) 등 주요 미술관에서 70여회 개인전을 열었다. 최근엔 영국 수도권 대심도철도 크로스레일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쿠사마 야요이, 더글라스 고든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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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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