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 전체 영업익 78% 담당 반도체 전망 암울 - D램가 10% 이상 급락ㆍ中 반독점 조사 등 악재 - ‘포스트반도체’ 바이오는 거래정지 신뢰 추락 - 전문가 “정권따라 바뀐 정책 신뢰도 곤두박질”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삼성에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 뒤 내리막이 본격화하고, ‘포스트 반도체’로 집중 육성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는 주식거래 중지로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다.
반도체 산업의 꺾임은 곧 한국 경제의 꺾임으로 직결되고, 바이오산업에서의 오명은 신수종 사업의 좌초로 이어질 수 있다.
이같은 겹악재에 내년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판결도 앞두고 있어 삼성 내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급진적인 정책과 신뢰를 추락시키는 정책적 판단이 한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적 버팀목’ 반도체 전망 암울= 16개 상장 계열사 전체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버팀목’인 반도체는 4분기 내리막길이 확실시 된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소비자가전은 격화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78%를 담당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는 삼성전자 실적은 물론 국내 경제성장률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효과가 사라지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반도체는 올해 누적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국내 수출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수출은 국내 수출의 23.7%를 차지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있는 조짐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10월 D램(DDR4 8Gb) 가격이 전월대비 무려 10.74%나 하락했다. 2년 4개월만의 첫 하락이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한 축을 담당하는 낸드 플래시(128Gb) 가격은 올들어 15.4%나 떨어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기술굴기, 반독점 조사까지 겹쳐 반도체 전망은 더욱 어둡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 3분기 13조6500억원을 정점으로 4분기 12조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60조5492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64조3387억원) 대비 5.9%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 계열사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어 삼성전자 실적이 악화하면 전자 계열사를 비롯한 삼성 그룹 전체도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정지’ 삼바 신뢰 추락=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주도해 온 삼바는 시가총액이 22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7번째로 크지만 지난 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되면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바이오는 삼성이 인공지능, 5G, 전장과 함께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낙점한 핵심 신수종 사업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신사업은 자본과 역량이 많이 투입돼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특히 바이오는 사업 특성상 ‘신뢰의 사업’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낙인되면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14일 “삼바가 지분을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5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대규모 순이익을 낸 것은 고의적 분식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관계사로 바뀌면 자회사 때와 달리 지분 평가이익을 반영할 수 있다. 증선위는 분식회계 규모를 4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삼성은 수차례 증선위를 찾아가 적법한 회계 처리 절차를 밟았으며 대형 회계법인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바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증선위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가처분 신청도 냈다.
일각에서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주문에 금융당국이 논리를 바꿔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삼바의 거래 중지로 돈이 묶인 개인주주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삼바의 개인투자자들은 8만명에 이르고 이들의 보유지분은 전체의 14.53%, 평가액은 3조원으로 추정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바는 본래 나스닥에 상장하려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요청으로 국내 상장하게 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제와서 특혜 논란이 일고 거래정지에 상장폐지까지 가게되면 한국거래소의 위상도 크게 실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과거의 잘못에 벌을 내리고 시정하면 되는데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래정지까지 갈 사안인지 의문”이라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과거에는 적법했던 것이 불법이 되는 것은 정부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려 해외 투자까지 막는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반도체 경기마저 꺾여 법인세도 올해만큼 걷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와중에 최저임금 인상과 실직ㆍ해고자까지 노조 가입 허용 등의 정책은 노사관계를 더 악화시켜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대표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써야 그 아래 납품업체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매출은 줄고 규제는 옥죄오는데 협력이익공유제에 나서라면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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