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주도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향후 중국의 개도국 특혜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도 개도국 우대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사진은 WTO 총회 모습. [사진=WTO]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선진국 주도로 세계무역기구(WTO) 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중국의 개도국 특혜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도 개도국 우대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WTO 체제개편 논의에 우리나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각종 보조금의 규정 합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최근 발간한 ‘최근 WTO 체제개편 논의와 정책 시사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유럽연합(EU)이 WTO 체제개편 구상안을 제시하며 논의를 촉발한 이래, 캐나다와 미국이 뒤를 이어 WTO 체제 개혁방안과 투명성 제고 및 통보 강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선진국 주도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투명성 강화 및 통보 개선, WTO 분쟁해결제도 개혁, 21세기 글로벌 무역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신무역규범의 제정, 개도국 세분화, 복수국 간 협상방식 등 구체적인 주제의 개편논의를 주도하고 있어 이전의 개혁 논의와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최근 진행되는 선진국의 WTO 개편 논의는 중국의 산업보조금과 국영기업에 의한 불공정 행위,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WTO 분쟁해결제도 개혁도 이를 법적으로 안정화시키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개편 방안 가운데 투명성 제고 및 통보 개선, 특히 정해진 시한에 통보하지 못할 경우 WTO 회원국 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강한 벌칙 조항 등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갈등이 예상되는 분야다. 또 중국이 제조업 분야 발전 전략인 ‘제조 2025’를 실현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광범위한 산업보조금이 WTO에 통보됨으로써 중국의 보조금 운영 현황이 상당 부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상소기구 개편은 미국의 의중에 달려 있으며, 미국의 의도가 관철되지 않으면 상소기구의 정지로 인해 WTO 분쟁해결 기능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개도국 세분화의 경우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중국에 개도국 특혜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고, 이것이 실현될 경우 향후 우리나라도 더 이상 개도국 우대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WTO 체제 개편이 선진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 경우 WTO가 미국 중심의 선진국 연합과 중국, 인도 중심의 개도국 그룹으로 양분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해 우리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투명성 제고 및 통보 강화, 개도국 세분화 진전에 대한 철저한 국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통보 전담조직을 만들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산업 및 농업 보조금의 해당 WTO 규정 합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통보시한의 철저한 준수를 통해 WTO 분담금 증액 등의 불이익을 피해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개도국 세분화 안건의 경우 이를 반대하기보다 협상에 적극 참여해 졸업에 따른 유예기간 확보, 유예기간 중 의무 이행의 차별화 등 실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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