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31개월 급여에 3000만원 추가 지급 - 합병 이후 낮아진 수익성 타개책 성격 - 내년 증시 불황 시 증권가ㆍ유관기관까지 확대 가능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KB증권이 합병 이후 첫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최근 주식시장의 부진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나빠진데다 내년에도 증시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희망퇴직 바람이 증권가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2016년 말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KB증권 노조는 대의원 대회를 열고 만 43세(1975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 퇴직에 대한 노사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합의안에 따르면 희망퇴직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27~31개월치 급여에 추가 생활지원금 2000만원과 전직 지원금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KB증권은 지난 3월에도 희망퇴직을 검토했지만 중단한 바 있다. 당시에는 45~49세를 대상으로 28개월치 급여와 학자금 2000만원을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안이 논의됐던 만큼 이번 희망퇴직안이 보다 나은 조건이라는 평가다. 다만 노사 합의를 통해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 회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합병 이후 몸집은 커졌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의 임직원 수는 9월말 기준 총 3136명으로 미래에셋대우(4545명)에 이어 4번째다. 그러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2435억원으로 업계 6위에 그친다. KB증권은 영업효율화를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지점의 복합점포 전환을 포함해 총 3개 점포의 통폐합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의 대대적인 보급과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영업지점의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증권가에서는 희망퇴직 바람이 불었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2015년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NH투자증권과 당시 합병을 앞둔 현대증권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16년 말 3만8432명이었던 증권사 임직원 수는 지난 9월말 3만6220명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지점 수 역시 1275개에서 1108개로 축소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증권사가 증시가 활황일 때는 직원 채용을 늘리지만 주식시장이 얼어붙을 때는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희망퇴직을 실시해 몸집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 기업 실적 악화로 증시 전망도 어두운 만큼 수익성이 낮은 증권사들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지난 3분기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957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1% 줄어들었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4.8% 줄어드는데 그쳤다.
증시 관련 유관기관과 공기업에도 희망퇴직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청년 채용을 늘리기 위해 금융공기업과 유관기관 희망퇴직제도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증권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이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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