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2.25~2.50%로 인상한ㆍ미 격차 0.75p로 제자리 -기준금리 속도조절 있었지만…‘통화정책 정상화’ 변동 없어 -연준의 ‘지표 의존성’ 강화…유연성 높아져 시장친화적이나 불확실성 우려도 -‘경기둔화’ 우려로 신흥국 등 위험자산 회피심리 증대…“코스피 정상화 늦춰질 것”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20일 새벽(우리시각 기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네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회의 결과를 받아든 미국 주요 증시 지수가 급락했다.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하향조정된 점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최근 경기둔화 조짐에 발맞춰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기조 자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특히 FOMC에서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더욱 명확하게 확인됐다는 점, 향후 금리인상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 등에서 한국 증시 역시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은 지난 18~19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연 2.25~2.50%로 25bp(1bp=0.01%) 인상했다. 지난 3월과 6월, 9월에 이어 올해만 네 번째 인상이다. 이로써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최대 0.50%포인트로 줄었던 한ㆍ미 기준금리 격차는 다시 0.75%포인트로 늘어났다.

FOMC 회의 결과가 나오자마자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장 초반에는 내년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완화적인 태도를 기대한 투자자들에 의해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금리인상 발표와 파월 의장의 회견 과정에서 하락 반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1.98포인트(1.49%) 하락한 2만3323.66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54%, 2.17%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물론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하긴 했지만, 시장은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일부 추가적이고 점진적인 금리인상(some further gradual increases)’이 최근 경기 확장 국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성명서 문구와 비교해 ‘some’ 한 단어만 추가된 것인데, 점진적 금리인상이 경기 상황에 부합하다는 문구가 삭제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FOMC 회의 결과는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올해(3.1%→3.0%)와 내년(2.5%→2.3%) 모두 하향조정한 데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0%에서 1.9%로 내리는 등 ‘경기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ㆍ중 무역분쟁과 미국 국채금리 변화 등이 ‘경기 둔화’ 이슈를 불러왔고, 이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켰었다”라며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이 ‘글로벌 성장 둔화’를 지적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예상보다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하고, 시장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적극적인 경기안정대책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코스피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향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통화정책 성명에는 ‘글로벌 경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는 문구 또한 추가됐는데, 이는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이 이뤄진 가운데 연준의 지표 의존적 입장이 강화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높아졌다”며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환경의 영향력이 커지는 현재 상황인데, 이같은 변수들을 녹여낼 만한 금리 정책이론은 아직 정립돼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