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출 3조원 작년보다 70%↑ 대출 규모 영세…부동산 쏠림현상 집값 하락땐 투자금 회수 어려울수도

그래픽디자인: 박지영/gee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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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건설사의 대표 B씨는 한 P2P(개인간)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해 특정 공사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가장해 8000명의 투자자들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받았다. 그러나 B씨는 이를 기존 투자금을 상환하거나, P2P 상품과 무관한 다른 공사자금으로 사용해 구속 기소됐다.

P2P대출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됐지만 이를 악용한 금융사기, 투자자 피해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영세한데다 공시 등이 취약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고 금융사기에도 이용되기 쉽다. 하지만 기존 예적금 금리보다 투자수익률이 좋고, 자금조달이 어려운 차주 입장에서는 은행보다 쉽게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어 P2P대출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건전한 육성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210개 업체 난립, 올해 6배로 성장=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 공시를 보면 P2P연계대부업체 수는 현재 210개로 집계된다. 지난해말 34개와 비교하면 6배 수준이다. P2P연계대부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등록을 실시했고 지난 3월 등록을 의무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실태가 조사됐다.

P2P대출시장의 성장세는 한국P2P금융협회가 회원사만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통계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회원사들의 지난달 말 기준 누적대출액은 3조60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 1조803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9.7% 커졌다.

금감원이 193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지난 3분기말 기준 누적대출액만 4조3040억원에 달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회원사들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대출잔액은 1조6689억원이었다.

▶영세한 규모, 부동산 대출 쏠림…내재된 위협=이런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시장 건전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누적대출 실적이 전혀 없는 업체도 34곳에 이른다. 인력 현황을 봐도 열악하다. P2P연계대부업체의 평균 임직원수는 3.6명이었다. 금감원이 점검할 당시 임직원수가 2인 이하인 곳은 점검대상의 절반이 넘는 81개사(50.3%)였다. 차주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P2P업체도 평균 임직원수가 6.2명에 불과했다. 담보 등을 심사해야 하는 심사인력은 2.9명이었다. 금감원은 “연계대부업자와 P2P업체의 임직원이 대부분 겸직하고 사업장을 공유하고 있는 등 P2P 연계대부업자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담보대출 등에 대한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누적대출액 가운데 담보대출이 82.2%를 차지했고, 유형별로 보면 PF가 37.1%, 부동산이 24.1%였다. 기타 동산 등 담보대출은 21.3%였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대출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등 투자자 손실도 확대될 수 있다. 규제지역 내 대출규제를 피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P2P대출이 쓰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고위험ㆍ고금리 영업에 담보 확인 어려워=P2P대출의 가장 큰 장점은 차입자에겐 법정 최고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중금리를, 투자자에겐 예ㆍ적금보다 높은 수준의 고수익을 제시하는데 있다. 대출금리는 1.0~27.9%로 신용도나 담보별로 다양하며 평균금리는 12~16%로 나타났다.

함정은 플랫폼 수수료에 있다. 투자자 수수료는 0.4% 수준으로 낮지만, 차입자는 평균 3.6%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이 중에서도 PF대출은 수수료율 평균이 4.7에 달해 사실상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담하게 된다. 금감원은 “연율 환산 플랫폼 이용료를 포함하면 실질 대출금리는 대부업자와 유사한 고금리”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금융사기다. 금감원은 실태조사에서 사기ㆍ횡령 혐의가 포착된 20개사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하거나 경찰에 수사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부 업체는 골드바 보증서를 위조해 이를 담보로 했고, 허위 PF사업장을 담보로 투자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심지어 사기ㆍ횡령 혐의업체가 다른 회사를 차리기도 하고 사기 혐의자가 여러 P2P업체를 전전하며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공시강화 등 가이드라인 개정했지만…법제화 절실=여러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금융당국은 최근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시장 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공사진행 상황이나 대출금 사용내역 등 공시 항목을 확대하는 등 공시의무를 강화하고 단기자금으로 조달한 자금은 장기자금으로 운용하지 못하도록 만기를 일치시키도록 했다. P2P 업체가 도산할 경우를 대비해 청산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투자자 자금을 보호하고 정보보안이나 판매시 정보제공 등도 강화했다.

내년부터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시행함과 동시에 관련법의 법제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