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모금함부터 사찰 모금함까지…가리지 않는 절도 -통째로 훔쳐간 모금함 속엔…40만원ㆍ15만원 ‘푼돈’ 뿐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모금함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불황의 그늘이 ‘이웃을 돕겠다’는 서민들의 따뜻한 마음까지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남영역 1번 출구 앞에 놓여있던 모금함을 훔친 혐의(절도) 70대 남성 A 씨를 지난 15일 붙잡았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께 남영역 1번 출구 앞에서 자선단체 ‘나눔과 기쁨’ 모금함과 음향 장비를 통째로 들고 사라진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훔친 모금함에는 11월말부터 한달여간 모은 40여만원이 들어있었다. 피해자에 따르면 캐롤을 틀어놓으려 가져다 놓았던 음향장비 역시도 4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였다.
피해자인 최모(74) 목사는 “도둑맞지 않았다면 노숙자, 독거노인, 장애인을 위한 무료급식 및 도시락 마련 비용으로 사용될 돈이었다”며 “종일 모금해도 최저시급도 안 들어올 때가 많지만 나이가 들어 따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모금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A 씨를 자택에서 검거한 후 조사를 진행 중이다. A 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막걸리 6병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흉흉한 소식은 지방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9일에는 전남 순천시의 한 사찰에 있던 모금함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찰 모금함 절도혐의로 B(58) 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B 씨는 이날 오후 6시10분께 사찰에 몰래 들어가 ‘행복바라밀모금함’을 훔쳐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사찰에서 모금함을 들고 나온 뒤 돌로 깨뜨려 안에 들어 있던 현금 137만 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모금함 절도는 종교도 가리지 않는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전북의 한 우체국 ‘사랑의 모금함’이 도난 당했다. 익산시 한 우체국에서 40대 남성이 현금 15만원 상당이 들어있던 모금함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직원이 동전을 교환하는 틈을 미리 노리고 있다가 준비해둔 가방에 모금함을 넣고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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