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20일 의아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내 모 매체에서 서울에서 KTX를 타고 제주도를 갈 수 있도록 제주도를 해저 고속철도로 잇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제주도의 J를 따서 이를 일명 JTX라고 했습니다.
이 매체는 포스코건설이 서울~제주도간 KTX사업의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포스코건설이 이런 내용을 국토부에 보고했다는 내용까지 기사에 덧붙이기에 이릅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확인해 봤습니다.
포스코건설 측에서는 펄쩍 뛰었습니다.
포스코건설이 그런 대형사업의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겁니다. 국토부에 그런 보고를 한 적도 없다고 합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건설사인 만큼 그런 대형사업이 추진된다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런 사업이 된다, 안 된다를 판단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황당해 했습니다.
의아스러움은 계속 이어집니다.
보고를 받았다는 국토부 측에서도 당일 포스코건설로부터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사의 주요 내용이 모두 사실과 다른 겁니다.
그야말로 JTX 미스터리입니다.
알고 보면 제주 해저터널 건설 구상은 해묵은 논란입니다. 지난 2009년 교통연구원이 이런 해저터널 건설 구상을 내놓은 바 있지만 5년여가 다 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사안입니다. 2010년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해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고 봤습니다. 당시 국토부는 제주 해저터널 건설의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0.71~0.78 정도라고 보았는데 이는 기준치인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다 지난 6월 전남도가 국토부에 제주 해저터널에 대해 건의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국토부가 내년 초 수립 예정인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시킬 지 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국토부에 서울~제주 KTX의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는 요지의 보도가 나온 것일까요. 보고 받은 자와 보고한 자가 모두 “그런 적 없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 보도로 이익을 보는 사람은 또 과연 누구일까요.
덕분에 졸지에 제주도 해저터널 건설구상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화두가 떠오르긴 했습니다. 한국철도학회는 오는 28일 이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 계획입니다.
이런 내용을 보도한 모 매체의 기사는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매체의 닷컴 자회사가 온라인에 올려놓은 기사는 검색됩니다. 이 기사는 해당 매체 온라인판 스포츠 연예 섹션에 ‘목포-제주 KTX 추진 검토..’ 라는 제목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애초의 기사와는 상당히 달라진 내용입니다. 포스코건설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거나, 포스코건설이 이런 내용을 국토부에 보고했다거나 하는 내용은 빠져 있습니다. 20일 나온 문제의 기사는 유료화된 이 매체의 온라인 프리미엄 섹션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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