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장 19만여곳 등 일제소독 ‘민족 대이동’ 앞두고 방역 강화
“지금 가축 질병을 막고 있는 것은 축산 농가들입니다. 제 지역구에 방역 활동을 열심히 하는 축산 농가가 있어서 가보려 했는데 “다녀만 가는 것도 안 된다”고 해 못갔어요. 국회의원 자격으로 간다는 데도. 이런 걸 보면 결국 농민들이 막아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최근 세종서 가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이 장관은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데 대한 공을 축산 농가에 공을 돌렸지만 방역당국 역시 ‘방역은 국방’이라는 자세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우선 다가오는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AI와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AI 항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 시·도와 31개 시·군·구에서 H5·H7형 항원50건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 겨울철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러시아·대만 등 주변국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구제역 역시 중국 등 인근 국가에서 상시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소독 등 방역관리 미흡 시 언제든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 가능한 상황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설 연휴 방역 강화대책’에 따르면 오는 30일과 내달 7일을 ‘전국 일제 소독의날’로 정하고 소독 차량과 장비 등을 총동원해 전국 모든 축산시설을 대상으로 청소와 소독을 벌인다. 소독 대상은 ▷전국 축산농장 19만3000여곳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시설 6700여곳 ▷축산시설 출입 차량 5만8000여대 ▷방역 취약대상 3400여곳 등이다.
축산농장과 축산시설에서는 자체 소독 장비를 활용해 내·외부 청소와 소독을 하게 된다. 축산차량은 인근 거점소독시설을 방문하거나 소속 회사에서 세차와 소독을 한다. 각 지자체와 농협은 방역 취약대상에 대해 자체 소독반과 공동방제단을 투입해 소독을 지원하고, 관내 축산농장과 시설에 대한 청소·소독 여부를 지도·점검한다.
농식품부는 간부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소독을 독려하고 지도 점검하는 한편, 행안부·농진청·농림축산검역본부로 이뤄진 합동점검반을 꾸려 소독 상황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귀성객, 해외여행객, 축산 관계자를 대상으로 방역 홍보도 대폭 강화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 터미널, 공항만 등에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한다.
일단 겨울이면 극성을 부린 AI는 아직 제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겨울의 경우 2017년 11월 전북 고창에서 첫 발병한 이래 지난해 4월까지 총 22건 발생한 바 있다. 앞서 2016∼2017년 겨울 400건에 육박하는 고병원성 AI가 발병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올겨울은 고병원성 여부와 상관 없이 H5·H7 항원만 나와도 7일 간 10㎞ 범위에서 이동 제한과 예찰·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저병원성이라도 농장에 가면 바이러스가 변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국장은 “철새 도래지에 대한 예찰 건수도 예년보다 165%나 늘렸다”며 “이 같은 방역 강화의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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