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창출 촉진…진도율 10.2%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하반기 이후 재정여력 감퇴 우려
정부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 조기집행에 박차를 가해 1월까지 진도율이 10%를 넘어 당초 목표를 초과했지만, 세수 여건이 악화하고 있어 하반기 이후 재정여력 감퇴 등 후유증이 우려된다.
최근 3~4년 세수 호조를 이끌어온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양도소득세 등 관련 세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반도체 경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법인세 전망도 불투명하다. 여기에다 취업자 증가폭 둔화로 근로소득세도 계속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 당장 세수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하반기에서 연말로 갈 수록 재정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올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조기집행 목표를 세우고 ‘속도전’을 벌인 결과, 1월말까지 예산 집행 규모가 29조6000억원에 달해 관리대상 사업(289조5000억원)에 대비한 진도율이 10.2%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1월말까지 집행 목표로 설정했던 24조4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이며, 1월 진도율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일자리 사업은 13조4000억원 가운데 1월말까지 2조5000억원을 집행해 18.6%의 진도율을 기록해 선두를 달렸고,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41조9000억원 중 2조4000억원(진도율 5.8%)을, 생활SOC는 8조6000억원 중 8000억원(9.8%)을 집행했다.
정부는 투자 부진과 수출 둔화, 일자리 위축 등 경기 부진에 대응해 올 상반기에 176조7000억원을 집행해 역대 최고인 61.0%의 진도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제적 파급효과와 민생 영향이 큰 일자리와 생활SOC 사업은 65.0%까지 집행키로 했다.
하지만 3대 핵심 세목인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둘러싼 세수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 이후 재정 여력이 급격히 감퇴할 가능성이 많다.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하반기 세수여건이 악화될 경우 후유증이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의 경우 국세 수입이 293조6000억원에 달해 전년(265조4000억원)보다 28조2000억원(10.6%) 증가하면서 정부의 재정확대를 뒷받침했다. 국세수입은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20조원 이상씩 늘었고, 지난해 국세 증가액은 사상 최대 규모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도의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 영업이익이 큰폭 증가하며 법인세 세수가 11조8000억원 늘었고,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2조9000억원 늘어나며 세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명목임금 상승과 상용근로자 증가에 따라 근로소득세가 4조원,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증권거래세가 1조7000억원, 소비 증가로 부가세도 2조9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은 지난해와 다르다. 반도체 시황은 지난해 후반부터 꺾이기 시작해 4분기에는 주요 업체들이 ‘어닝 쇼크’에 빠졌고,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9ㆍ13 안정 조치’ 이후 급격히 위축되며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일자리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민간소비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세수 증가 요인들이 대부분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세수 호황으로 13조2000억원의 세계잉여금이 발생해 당장은 괜찮지만, 향후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해준 기자/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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