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모 롯데百 바이어, ‘극한직업’ 푸드팀에 연락해 입점 추진 -3주만에 본점에 팝업스토어 열어…“영화 속 레시피 그대로” -하루 500마리 한정 판매…“6~7시간이면 통닭 동나”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올해 화제의 영화 극한직업은 ‘치킨을 부르는 영화’로 불린다. 영화 속 주 메뉴인 ‘수원왕갈비통닭’은 수많은 관객들의 침샘을 자극하며 그 맛을 상상하게 만든다. 맛의 뿌리를 찾아 경기도 수원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진짜’ 수원왕갈비통닭을 가장 먼저 선보인 건 롯데백화점이다. 영화를 본 롯데백화점 바이어가 실제 조리법을 개발한 푸드트럭 업체를 발 빠르게 입점시키면서 이젠 누구나 수원왕갈비통닭을 ‘눈’이 아닌 ‘입’으로 맛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양현모(37) 식품부문 ‘치프 바이어’를 만났다. 회사에서 ‘맛집 전도사’ 혹은 ‘인싸템(인사이더+아이템) 연구가’로 통하는 그는 화제가 될 만한 음식을 가장 먼저 예측하는 남다른 ‘촉’을 가졌다. 극한직업 개봉 초기 “영화에 나온 수원왕갈비통닭을 먹어보고 싶다”는 동료의 말에 곧장 영화관으로 향했다. ‘어떻게 하면 영화 속 통닭을 백화점에서 판매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도 잠시, 엔딩 크레딧에 올라온 푸드팀 ‘루쏘팩토리’를 보고 바로 해당업체 대표에게 전화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마침 루쏘팩토리도 사업 파트너가 절실하게 필요하던 상황이었다. 루쏘팩토리는 직접 왕갈비통닭의 조리법을 개발했지만, 푸드트럭 업체라는 한계가 있었다. 전문 외식업체의 음식 판매ㆍ유통 노하우를 보유하지 못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어려웠다.

양 바이어는 왕갈비통닭을 맛보고 여러 조리법 가운데 소비자가 가장 선호할만한 맛을 집어냈다. 그는 “루쏘팩토리는 실제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끊임없이 먹어야하는 것을 고려해 기존 레시피보다 간이 약한 통닭을 사용했다”며 “그러나 고객들에게 판매할 때는 짭짤하고 매콤한 맛을 그대로 살리자고 제안해 가장 이상적인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쏘팩토리 입점을 일사천리로 추진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수원왕갈비통닭 팝업스토어를 열기까지 단 3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보통 첫 미팅에서부터 팝업스토어 오픈까지 3~6개월이 소요된다. 양 바이어는 “화제 상품은 속도가 생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내친 김에 홍보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50만 유튜버인 ‘애주가TV참PD’에게 광고비 없이 수원왕갈비통닭 2마리만 보냈다. 참PD는 “이게 진짜 오리지널”이라며 수원왕갈비통닭 먹방 영상을 올렸고, 현재 조회수는 26만회에 이른다.

롯데백화점은 루쏘팩토리와 지난 3~10일까지 단 1주일간 본점에서 팝업 행사를 열었다. 하루 500마리만 한정 판매했는데, 문을 연 지 6~7시간이면 모두 팔려 빈손으로 돌아가는 고객도 많았다. 양 바이어는 “고객들은 정말 먹어보고 싶은 음식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며 “여기에 화제의 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인증 문화까지 결합되면서 수원왕갈비통닭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폭발적인 반응에 힘 입어 오는 15일부터 영등포점ㆍ잠실점, 22일부터 부산본점ㆍ광주점에 순차적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루쏘팩토리는 롯데백화점 입점을 계기로 인지도를 높이고, 다른 유통 채널 진출도 계획할 수 있게 됐다. 양 바이어는 “수원왕갈비통닭의 인기가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통닭이라는 음식은 고객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고정 메뉴”라며 “루쏘팩토리의 운영 능력에 따라 롱런하는 아이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