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 산업연구원 박사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통해 일부 완화 가능” 포스코경영硏·통상학회 세미나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기아자동차 국내 생산량이 22%가량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함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에 대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법에 따라 보고서 제출로부터 90일이 되는 오는 5월 17일까지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포스코경영연구원과 한국국제통상학회가 최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한 ‘미국의 일방적 통상정책이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자동차 관세 25%는 인건비의 2배 이상으로 이를 가격에 모두 전가하는 경우 대미 수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박사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생산량의 21.6%가 타격을 입게 돼 경영에 치명적이겠지만, 부분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나 여타 지역으로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일부 완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박사는 “그러나 자동차부품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현대·기아차의 현지 생산에도 타격이 예상되며 절대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은 결정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조 박사에 따르면 2018년 각 업체의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기아차 36.5%, 한국GM 52.6%, 르노삼성 79.6%로 르노삼성의 미국 의존도가 가장 높다.
조 박사는 “완성차 부문의 국내 생산경쟁력 약화, 통상환경 변화 등에 따라 해외생산의 필요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며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에 따른 현지 경영 애로 문제 해결과 해외생산에서 파생되는 여타 부문의 부가가치 창출이 원활히 일어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무부가 제출한‘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국가를 대상으로 어떤 형태의 수입규제를 시행하라고 권고할지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이 수입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미국을 설득할 시간이 두달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이 두달 기한도 확실성을 장담할 수 없다. 상무부가 작년 1월 11일에 제출한 철강 보고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진 기한이 4월 11일까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약 한 달 앞선 3월 8일에 “3월 2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과 지금까지 언행을 고려하면 그가 어떤 결정을 할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게 통상 당국의 설명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한국도 멕시코와 캐나다처럼 무역협정을 개정한 만큼 면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이미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면제를 약속한 미국이 또 다른 5대 대미 자동차 수출국인 한국까지 면제할 경우 관세 효과가 약해지기 때문에 면제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의 2017년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약 157억달러(약 17조6000억원)로 멕시코(469억달러), 캐나다(425억달러), 일본(398억달러), 독일(202억달러)에 이어 5위다.
그동안 정부는 주요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근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이동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USTR),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미국 정부와 의회 유력 인사들을 만나 한국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만난 미국 정부와 의회 인사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232조 조치의 결정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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