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세계 최초 한국서 5G 상용화 -VR부터 스마트팩토리까지 일상, 세상의 변신 -50년 전 달 착륙에 버금가는 새로운 혁신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전 세계 데이터의 90%는 불과 2년 전에 만들어 진 것이다”(IBM 마케팅 클라우드)

“2025년이면 전세계 데이터는 163제타바이트(179조3000억 기가바이트)가 될 것이다”(씨게이트 데이터 백서)

“전체 데이터의 단 1%만이 의사결정에 활용되거나 가공되고 있다”(인텔 데이터 중심 이노베이션데이)

21세기 스마트폰 기술의 등장으로 데이터는 ‘기하급수’로 증가해 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엄청난 데이터를 생산해 내는 공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인간은 데이터의 극히 일부만을 사용해 왔다.

쏟아지는 데이터를 빠르게 관리할 적절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G 통신기술은 인간에게 거대한 데이터를 탐험하고 도전할 수 있게 해 준다.

초고속ㆍ초연결ㆍ초저지연의 5G의 핵심 기술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데이터를 주고 받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50년 전 인간의 달 착륙에 버금가는, 새로운 혁신의 시대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그 첫 걸음이 5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다. 5G 정식 명칭은 ‘IMT-2020’으로 국제 표준화가 2020년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우리 정부와 통신 기업들이 주도해 상용화를 1년 앞당겼다. 8일에는 5G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기념하는 민관 합동 행사도 열린다.

5G는 15GB 고화질 영화 한편 내려받는 속도(6초)가 4G 대비 40배 빠르다.

5G의 파급력은 단순히 여기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5G는 1㎢내 연결 기기가 100만대로 4G보다 10배 이상 많다. 무엇보다 5G ‘무선’ 지연 시간이 1ms(밀리세컨드)로 4G ‘유선’보다 최대 10배 줄어들어 무선이 유선을 능가하는 시대를 열었다.

이를 통해 초고속ㆍ초연결ㆍ초저지연 등 5G 핵심기술이 구현됐다.

LTE까지는 유선에서 이뤄지는 서비스가 무선으로 옮겨오는 과정이었다면, 5G에서는 모바일 환경에서 전에 없던 서비스들이 새롭게 탄생할 전망이다.

증강현실(AR)ㆍ가상현실(VR)과 같은 실감형 콘텐츠와 기계학습과 같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설비회사 시스코는 5G 상에서 데이터를 많이 차지하는 ‘데이터 헤비’ 애플리케이션이 서버에서 처리되는 속도 수준으로 단말기에서도 그대로 실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정에서 넷플릭스로 고화질(FHD)ㆍ4K 수준의 스트리밍 영상을 즐길 수 있고, 통신사와 유통사가 협업해 매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VR쇼핑을 서비스할 수 있는 것도 5G 기술력 덕분이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도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앞으로 게임CD를 사거나 내려받지 않고도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태디아’를 지난달 선보였다. 가공할만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지연 없이 전송, 처리할 수 있는 5G를 겨냥한 구글의 신무기다.

콘텐츠 산업의 변신을 받쳐줄 기술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인텔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존 D램과 결합해 최대 36테라바이트까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용 CPU 2세대 제온을 선보였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5G가 도래하면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구글의 스태디아와 인텔의 차세대 CPU는 5G가 불러온 상징적인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5G가 바꾸는 일상의 변화는 세상의 변화로 확대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의 초고속은 주로 콘텐츠 영역에 작용하고, 초저지연 기술로는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산업자동화 등이 도입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최대 시속 500㎞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차량에서도 긴 지연 없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고, 0.1m내의 위치 정확도를 보여 기기들이 밀집되면 통신지연이 일어나던 LTE 시대 단점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초연결로는 대규모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ㆍ빌딩,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영화 킹스맨처럼 사무실에 모이지 않고도 홀로그래픽을 통해 각자 위치한 곳에서 사실상의 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할 수 있고, 스마트시티 안에서는 각종 시설과 교통 시스템은 물론 교육과 환경 분야까지 ICT로 제어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이밖에 전력망 등 지능화된 에너지 사업 ‘스마트그리드’에 가속도가 붙고, 제조와 유통ㆍ물류에 AI가 결합해 산업의 혁신도 앞당겨질 수 있다.

하지만 5G는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상적인 전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강조한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5G가 곧 자율주행차는 아니다. 이제 막 망이 구축되기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이 망위에 올라갈 플랫폼, 서비스, 콘텐츠의 개발이 속도감 있게 붙는 것이 관건”이라며 “5G의 진정한 활성화까지 3, 4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생겨나면서 업종 간 축적되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합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커넥티드카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소유와 운영을 두고 자동차 회사와 통신기업 간 협력 시스템을 설계해야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