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독립으로 전국 소방차 강원도로 집결 -대통령, 총리 모두 나서 ‘꼼꼼한 대응’ -신속한 지원 결정…재산 피해 뿐 아니라 스트레스 치료까지

[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 기자] “정부의 대응이 과거와 달랐다. 불은 빨리 번졌고, 그 속도만큼 정부 대응도 빨랐다”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어두훈 통장은 이번 ‘강원도 산불’에 대한 정부의 대응 수준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속초에서 헤럴드경제 기자와 만나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적극적인 지원 약속으로 주민들이 그나마 힘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일 밤 초속 30m/s를 넘는 태풍급 강풍 탓에 강원도 고성 산불은 빠르게 번졌다. 이후 나흘. 여의도 면적의 두배에 가까운 산림이 불에탔고 수백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는 대재난이었지만 사망 1명 외에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더 나오지 않은 것은 정부와 관계 부처의 신속한 대응 덕분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상 첫 전국 소방차 강원도 집결= 지난 5일 새벽 속초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에는 전국 각지에서 달려오는 소방차의 행렬이 확인됐다. 이번 화재에 동원된 소방차는 872대, 소방관은 3251명이다. 단일 화재 사상 가장 많은 소방차 동원이다. 지난 2005년 산림 180헥타아르(ha)와 가옥 161채, 그리고 낙산사를 태운 ‘양양 산불’에 소방차 163대와 소방관 600명이 동원된 것과 비교된다. 양양산불은 32시간만에 불길이 잡혔다.

전국의 가용한 ‘소방’자원을 투입, 불길을 빨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지난 2017년 7월 소방청이 독립기관이 된 덕이 컸다. 이전에는 119구조대가 관할지역을 넘어 출동하려면, 국민안전처 장관의 지시가 있어야 가능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에는 소방청장의 판단만 있으면, 전국의 소방차가 화재지로 집결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소방청은 지난 4일 오후 9시 44분쯤 화재 대응 최고 수위인 3단계를 발령,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에 지원을 요청했다.

▶대통령ㆍ총리 모두 화재 현장으로= 관계부처 수장들은 모두 현장을 지켰고, 대통령과 총리도 강원도로 향했다. 5일 0시 25분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화재대응 3단계 발령 이후 불과 3시간여만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장천마을로 향했다.

속초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식목일 행사가 잡혀 있었지만 급히 일정이 변경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을 만나 “안 다치는게 제일 중요하다. 사람 생명이 제일 중요하다”며 “집 잃어버린 것은 우리 정부와 강원도에서 돕겠다”고 했다.

화재현장을 찾은 이낙연 총리의 꼼꼼한 대응도 이재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 이 총리는 5일 오후 강원 강릉시 옥계면 대피소를 찾아 “어른들 가운데 고혈압약을 잡수시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 약을 못 가져온 분들이 있을텐데 조사를 해서 빨리 의약품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특히 지난 6일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 총리의 꼼꼼한 산불 대응 기록 메모가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8쪽의 수첩에는 잔불정리와 이재민 돕기, 복구지원 등 ‘해야할일’이라는 글들이 순번이 붙여진 채 빼곡히 적혀 있었다. 5일 퇴임을 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임식을 취소하고 현장을 지켰다. 정부가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도 화재 대응 3단계 발표 이후 12시간도 안된 시점에 이뤄졌다. 재난지역으로 설정되면 긴급구난지원 등 여러 지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거처지원ㆍ심리 치료 등 이재민 지원 총력= 정부의 약속은 이재민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 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재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심리적인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가장 시급한 주거지원을 우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긴급 주거지원팀을 현장에 설치해, LHㆍ도로공사ㆍ코레일의 공공연수시설을 이재민 주거 시설로 사용키로 했다. 이와함께 서민주택재단 출연금 등을 활용한 모듈러 주택을 보급하고, 임대주택 입주를 원하는 이재민은 LH 보유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재민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대응 치료도 실시된다. 정부는 강원 산불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이재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상담과 심리검사를 하기로 했다.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에 대해선, 농축산경영자금 상환을 연기하거나 이자를 면제하는 등 금융지원이, 소상공인의 경우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을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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