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임상 전부터 신장세포” 식약처 “입증책임 회사에 있다” 한국선 인정·美서 퇴짜땐 난감 심각한 이상반응 여부도 핵심

대국민 사과하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대국민 사과하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주성분 중 하나가 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는 2017년 7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그해 11월부터 판매된 이후 판매중지된 올해 3월31일까지 3707건이 투약됐고, 임상때엔 105명에게 투여됐지만 종양 발생 가능성 등 아직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 소소한 이상 반응은 다리부종 등 102건이다.

판매개시 이후 16개월 간 병세가 호전된 환자가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에 “효능 있다”는 진단과 “좀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주장이 혼재한다.

식약처가 향후 50일 가량 미국 현지방문조사까지 계획하면서 강력한 진상규명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인보사의 운명은 그리 밝지는 않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존속을 위해 4대 변수를 넘어야 한다.

▶일관성 있는 성분 사용 여부=코오롱 입장에서 그나마 낙관적인 상황은 ‘임상 이전 연구개발 단계 부터, 2액으로 원래 들어갔어야 할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도 10여년동안 일관성있게 투여됐고, 효능을 발휘했다’는 자신의 주장이 입증되는 것이다.

이 경우, 2액 성분에 연골세포를 활용했다는 허가신청 당시 자료의 내용 만이 틀렸을 뿐, 유효성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므로 다시 ‘신장세포’라고 바꾸어 재신청 후 다시 허가를 받을 길이 열리는 것이다.

식약처는 17일 “세포가 바뀐 것에 대한 입증 책임은 회사측에 있다. (시험 및 제조과정에 대한) 재현을 해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증을 하지 못할 경우 인보사의 운명은 ‘시계 제로(0)’ 상황에 놓인다.

대국민 사과하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대국민 사과하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글로벌 스탠더드 부합 여부=두 번째 변수는 미국 등 외국 당국의 용인 여부이다. 설사 성분의 일관성 있는 투약을 한국 당국이 인정한다 해도 까다로운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이를 인정해줄 지는 미지수이다. 한국에선 인정받고 외국에서 퇴짜 맞으면, 우리나라 환자로선 찜찜하고 후폭풍도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경우 아직 인보사가 임상중이라는 점은 코오롱에게 희망의 여지를 남긴다. 통상 임상이 끝나고 품목 허가를 할 때 정밀 조사와 검증을 하지만, 임상 신청때엔 큰 골격의 정합성만을 확인한 뒤 허가해 준다. 새로운 상황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판매허가 때 보다 어렵지 않다. 최근 FDA는 신약 임상 신청에 대해 유럽에서 충분히 했음을 인정한다며 미국 임상 일부 단계를 면제해주기도 했다. 다만 미국 당국이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도 1상부터 다시 해야 한다.

▶연내 심각한 부작용 발생 여부=환자들의 불안감도 변수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인보사 사태의 원인 규명을 위해 감사원 감사를 실시하고, 회사측이 경제적 배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아직 투약환자 당사자들이 주도하는 모임은 없다.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그간 투여환자의 병력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해 연내까지 이상반응을 파악하고, 인보사케이주를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 투여환자 전담소통창구를 운영키로 했다. 투여후 15년간 주기적 병,의원 방문·검사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연내에 환자에게서 인보사 투약을 원인으로 한 심각한 이상 반응이 나오면 인보사의 운명은 어두워진다.

대국민 사과하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대국민 사과하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식약처의 도를 넘는 지원 여부=마지막으로 허가를 내준 식약처의 부실 검증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의약계 일각에서는 허가심사 과정에서 일부 반대가 있었음에도, 충분한 검증 없이 허가를 내준 식약처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대한 통상적인 지원과 보호를 넘어선, 모종의 혜택이 코오롱생명과학에 부여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회사측 주장 마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운명의 50일=꼭 1년전 융복합 연구개발기지 ‘코오롱 One&Only 타워’(마곡)로 이전했던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회장의 20년 꿈이 깃든 인보사에는 한국 바이오산업이 도약을 위해 새겨야 할 교훈들이 망라돼 있다. 오해는 풀고, 잘못된 것은 고치는 ‘액땜’ 과정이다.

식약처는 오는 5월말까지 ▷국내 판매 인보사의 신장세포가 최초 세포(미국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MCB:Master Cell Bank)에서 유래한 것인지 여부 ▷최초 세포 중 신장세포에만 있는 유전자(gag·pol)의 검출 여부 ▷시판 중인 2액 세포에 연골성장 인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2액 세포에 방사선 조사 후 세포의 증식력 등이 제거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인다. 정부는 50일 가량, 성분이 바뀐 경위 조사, 미국 현지 방문 조사, ‘처음부터 신장세포였다’는 업체측 주장의 진위 확인,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해서 인보사의 운명을 정할 계획이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