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적정 Vs. 시행착오로 알아내야 프랑스ㆍ포르투갈, 높은 최저임금에 실업률 증가 헝가리ㆍ영국, 임금 올라 노동환경 개선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전세계가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각국이 증가하는 불평등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minimum wage)을 높이고 있으며 적정한 수준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에선 지난 3월 최저임금을 25세 이상 노동자 중간임금(median pay)의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에선 하원 민주당이 연방 최저시급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올려 15달러가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미국 최저임금은 중간시급의 70%에 육박한다. WSJ은 한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2017년보다 약 30% 올랐다고 전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중위임금 대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52.8% 수준으로, OECD평균(52.5%)과 엇비슷하다.
WSJ은 몇몇 주요국들이 중간임금의 60%가 되는 최저임금을 한계점으로 보고 이를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최저임금이 더 높게 책정되면 기업들이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신 노동업무를 자동화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중간임금의 몇 퍼센트가 적절한지 누구도 명쾌하게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단 것이다.
영국 정부로부터 최저임금 인상 영향 연구를 의뢰받은 미국 매사추세츠대의 아린드라지트 두베 노동경제학 교수는 “중간임금의 50~60% 수준인 최저임금은 국제 기준으로나 미국의 경험으로 봐도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안드레아 가네로 이코노미스트는 “60%가 적정 수준인지 알 수 없다”며 “(적정 수준을)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시행착오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각국의 사례는 엇갈린다.
WSJ은 최저임금이 중간임금의 60%를 넘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수년 간 높은 청년실업률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프랑스 실업률은 9%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최저임금 도입 및 인상이 노동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헝가리는 2002년 최저임금을 2년 전보다 36% 올려 중간임금의 57%가 되도록 했다. 유럽위원회와 영국 런던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이후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열 명 중 한 명은 일자리를 잃었지만 나머지 아홉 명은 임금이 50%올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직문제는 임금 인상에 비해 경미했던 것이다.
영국도 최저임금에 따른 득이 더 컸다. 영국 저임금위원회 연구에 따르면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최저임금을 도입한 후 그 상승률이 평균임금과 물가상승률보다 빨랐지만 영국 실업률은 브렉시트 사태에도 불구하고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3.9%로 떨어졌다. 반면 영국 노동자들의 소득은 연간 5000파운드 가량 증가시켰다.
미국의 1979년부터 2016년 사이 138차례에 걸친 최저임금 변화를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 이후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이 평균 7% 올랐으며 고용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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