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제23대 국세청장 후보자로 김현준(51)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승진 발탁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임명되면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 국세청장이 된다. 2017년 6월 한승희 국세청장이 임명된지 2년여 만이다. 5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성과를 내고 개혁 드라이브를 가속해야 할 집권 중반을 맞아 권력기관 쇄신 의미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가 제23대 국세청장으로 취임할 경우 ‘역대 최연소 청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경기 수원 수성고, 서울대 경영학과(학ㆍ석사)를 나왔으며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국세청,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세심판소(현 조세심판원),청와대를 두루 거쳤다. 특히 세법 지식과 기획력, 조정 및 세제·세정·심판 실무 능력을 겸비한 ‘멀티플레이형 세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경기 부진 국면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국세청의 조직 결속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책정된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액은 284조4000억원으로 작년(257조5000억원)보다 26조9000억원이 늘었다. 올해 총수입(476조1000억원)의 59.7%에 이르며 총 국세(294조8000억원) 기준으로는 96.5%를 국세청이 조달해야 한다.
김 후보자의 주특기는 기획조사다.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대기업과 해외 기업, 자산가들의 지능적 탈세 행위에 대한 기획성 조사를 이끌었다. 특히 2017년 조세회피처와 해외 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재산을 숨기는 역외 탈세를 본격 조사했다. 지난해에는 ‘공정경제’를 표방하는 정부 시책에 발맞춰 대기업·대자산가들의 일감 몰아주기와 차명재산 운용 조사 등에 나서기도 했다.
또 김 후보자는 기획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과장, 법무과장을 거쳐 징세법무국장과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도 섭렵했다.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세정지원과 조세 불복 절차 개선에도 나서는 등 세정 신뢰를 높이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했다. 또 서기관 시절에는 동료들이 기피하는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파견에 나서 근로장려금(EITC) 제도 도입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 발탁 배경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경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 감찰과 인사 검증 업무 등을 담담했다. 인사검증 능력을 인정받아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인사검증팀’에 차출됐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올해 신고한 재산은 32억289억원으로 청문회를 준비해야하는 공직자로서 다소 많은 편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82.48㎡)와 오피스텔 전세임차권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재산증식은 처분신탁한 배우자 명의 아파트(성남시 분당 소재 162.85㎡)의 평가방식이 건물가액에서 예금으로 바뀌면서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안팎에선 김 후보자가 주변관리를 청렴하게 유지해온 터라 오히려 청문회에서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국세청장으로 임명될 경우, 직원 개인 고충까지 속속 챙기는 친밀함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후보자는 디테일에 강하고, 성과를 중시한 ‘워커홀릭’에 가깝지만 업무 스타일이 소탈해 부하직원들로부터 신망도 두텁다.
김 후보자는 차기 국세청장 후보로 지명된데 대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데도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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