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유지…인하여부 7월로 집값·가계부채 향방이 변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 수준인 연 1.75%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50%에서 1.75%로 인상된 후 6개월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한은은 이날 회의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국내 경제에 대해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소비가 완만하나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분기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겠으나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달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향후 통화정책방향 운용과 관련해선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동결을 점친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미 관심은 다음 통화정책방향이 결정되는 7월에 쏠려 있었다. 국내 경기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도 확장적 재정정책에 발맞춰 한은이 통화정책도 보다 완화적으로 나서주길 바라는 눈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30일(현지시간) 성장전망 악화를 전제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가계부채 급증 등 한은이 금리 인상의 근거로 내세웠던 금융불균형 문제도 이전보다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가계신용은 전기대비 3조3000억원 늘어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다만, 한은이 이날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단 진단을 내놓음에 따라 금리동결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된 것이지 중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금융불균형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여기에 금리 인하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제한적이고, 금리를 내리긴 쉽지만 다시 올리긴 어려워 향후 위기발생시 가용한 통화정책 카드가 사라질 수 있단 점도 한은이 쉽게 인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서경원 기자/gil@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