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 취할 것” ‘인내심’ 강조하던 종전 입장에서 달라져 금융시장, 두 차례 금리 인하 기대 높여 호주 뉴질랜드 말레시이아 인도 등도 금리인하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던 주식시장에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최근 고조되는 무역분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현재의 강한 고용 시장과 균형 잡힌 2% 인플레이션 목표 아래 경기 확장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줄곧 ‘인내심’이란 표현으로 중립적 입장을 강조해온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선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현재 경제가 좋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상황이 변하면 경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를 증폭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분쟁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0% 반영하고 있다.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확률도 80%를 웃돌고 있다. 세 번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확률도 30% 수준이다.
투자은행들도 전망을 바꾸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9월에 0.5%포인트, 12월에 추가로 0.25%포인트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 체이스는 9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당초 2020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할 것으로 봤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전망을 수정했다.
BMO캐피털마켓의 금리 전략가인 존 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준이 (시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한 것”며 “‘인내심’ 스탠스에서 ‘행동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질 위험을 줄였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14%, 나스닥 지수는 2.6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06% 급등했다. 일간 기준으로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그간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를 선반영하며 큰 폭의 랠리를 보였던 채권금리는 반등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2.119%로 전날보다 0.034%포인트 올랐다.
다만 파월 의장이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컨설팅 업체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이버그 수석 국제경제학자는 “파월 의장은 단지 연준의 권한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전에 무역긴잔 완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경기침체의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서도 “매우 최근의 일”이라며 당장 금리 인하를 행동으로 옮기기엔 섣부르다고 경계했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도는 오는 6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지난 2월부터 이어온 기준금리 인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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