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매년 국내에서 서울 면적의 3분의 1 수준인 농지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돈이 있어도 식량을 조달할 수 없는 ‘21세기 보릿고개’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기후위기시대 식량안보법 제정 방안 모색’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곽 책임연구원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작물재배에 적용해 농지 생산성을 끌어 올리고 국가 식량안보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해외에서 직간접으로 가용하는 농지면적을 늘려 곡물 수급률을 높이는 일본을 예로 들며 식량안보 해법을 제시했다.
곽 책임연구원은 “우리와 식량자급 사정이 비슷한 일본은 1960년대부터 해외농업을 국가 정책으로 꾸준히 추진해 해외에서 생산하는 농작물 경지면적이 자국 경지면적의 3배에 달한다”라며 “일본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2050년대 일본의 식량 자급률은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농지는 해마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 수준(2만ha)으로 사라지고 있다”며 “1970년대 농지면적은 약 230만ha였으나 산업단지, 택지, 도로 등 건설로 이 가운데 30%가 훼손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FA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4% 안팎에 불과하다. 정부가 각별히 신경을 쏟는 쌀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 특히 옥수수, 밀은 자급량이 1%대다. 이는 세계 평균 곡물 자급률인 10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곽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정부도 식량 자급률 목표치를 가지고 있지만 법적 실효성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라며 “세계 식량수급 사정 악화와 기후변화 등을 고려하면 돈이 있어도 식량을 조달할 수 없는 ‘21세기 보릿고개’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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