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우선협상권’ 무시 입찰 강행 - 입찰 사업설명회는 준비 안된 ‘코미디’ - 시설물 무조건 교체 내부 조율도 안돼 - ‘대체 누가 주도하길래…’ 비판 비등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시가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에 대한 위탁사 재선정을 놓고 비상식적인 행보를 보여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협상권을 가진 기존 민간업체와 제대로 협상하지도 않은 채 입찰을 강행해 분쟁에 휘말리더니, 정작 입찰 사업설명회에서는 알맹이가 없는 부실한 내용만 언급해 입찰참여 업체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4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서울 중앙버스전용차로 승차대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총 48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사업설명회는 서울시가 자기 변명만 하다가 끝났다.
이날 설명회는 서울시공무원의 설명과 답변은 횡설수설에 가까웠다. “담당공무원이 이런 수준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송사가 벌어지고 시민들의 교통불편 우려가 거론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한 참가자가 기존 업체와의 송사 문제에 대해 묻자 “제안서 접수 전에 입찰공고를 확인하라며 담당자니까 할수 없이 하는 것이니 입장을 이해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제안서 제출일이 10일이 적정한지 질문하자 “사실상 촉박하다”며 문제가 있음을시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승차대 유형에 대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업체들로서는 응찰하고 싶어도 사업비를 산정하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디자인과 설계 부문에 대한 질문에도 기존 업체와 비교해서 미관상이나 품질에서 나쁘지 않으면 된다는 ‘애매한’ 답변만 내놨다.
처음부터 입찰 제안요청서부터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정된 사업자가 총투자비의 10%를 사업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하도록 돼 있었는데, 정작 설명회에서 서울시는 투자비는 물론 유지관리비의 10%도 보증금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안내한 것이다. 또 사회공헌 평가항목 배점도 10점, 5점으로 혼재돼 있다. 결과적으로 배점이 10점인데 사회공헌도가 높은 대기업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부분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업체의 관계자는 “수많은 입찰 사업설명회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내용없는 설명회는 처음 본다”며 “우리나라 지자체 중에 가장 큰 ‘서울특별시’의 사업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기존 업체의 입찰 중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됐으면 좋겠다”며 “사업비를 대체 어떻게 산정하라는 것인지 모르겠고, 만약 입찰이 진행돼 다른 업체가 선정돼도 기준이 뭐냐는 항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승차대 위탁사 선정은 처음부터 잡음이 일었다.
서울시는 기존 위탁사인 제이씨데코(JCDecaux)에 계약 재연장 불가 방침과 함께 기부채납을 요구한 바 있다. 제이씨데코는 기존 계약에 의해 우선 협상권을 갖고 있었다.
서울시는 잘못된 계약이라며 우선 협상권을 무시하더니 공고를 내며 입찰을 강행했다. 서울시는 관련 내용이 보도에 나오자입찰공고문에 기존 업체와 협상결과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는 조건을 달기도 했다. 입찰을 하겠다는 것인지 협상을 하겠다는것인지 원칙을 못세웠거나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비난이 일자 면피하기 위한 것이지 아직을 알수 없는 상황이다. 애꿎은 업체들만 갈팡질팡 하고 있다.
실제 제이씨데코측은 운영기간 7년에 기부채납, 사회기여금 등을 적시한 새로운 안을 서울시에 제안했으며 서울시는 3년에 기부채납 그리고 수익의 상당부분을 서울시에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중앙버스정류소 운영을 맡고 있는 제이씨데코 지난달 29일 서울시를 상대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 시설물 및 유지관리 시행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대해 입찰절차 진행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제이씨데코의 반발로 서울시는 입찰공고에서 “기존 사업자가 결정되더라도 기존 정류소의 승차대는 철거 후 재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제이씨데코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고 입찰이 진행되면 멀쩡한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고 재설치하는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 서울시가 면피를 위해 수백억 가치가 있는 것을 철거하고 새로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정류소 승차대수 기준 542개소(6월 말 계약만료 241개소, 10월 말 301개소)이다. 이 중에는 서울 강남로 등 평소에도 혼잡한 구간도 포함돼 있어 엄청난 시민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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