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한국 상륙 20년
1999년 이화여대앞 오픈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 전파
26일 리뉴얼, 프리미엄 매장으로
1999년 7월, ‘젊음의 거리’로 통했던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의 첫 한국 매장이 문을 열었다. 당시 이대 앞은 ‘잘 나가는’ 대형 프랜차이즈가 대거 몰려있는 전국 최고 상권 중 하나였다. 원두커피 전문점들도 이미 자리잡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설었던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를 들고 이곳에 나타났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인들은 스타벅스가 전파한 에스프레소 기반의 ‘아메리카노’를 일상으로 즐긴다. 스타벅스 이대점은 스타벅스코리아의 역사인 동시에, 오늘날 커피 문화의 싹을 틔운 상징적 공간인 셈이다.
지금은 흔한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도 1호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대점 오픈 이후 이 일대에선 스타벅스 ‘사이렌’ 로고가 새겨진 일회용컵을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늘어갔다. 스타벅스 로고가 잘 보이도록 커피를 들고 다니는 것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거리에서 일회용 컵을 들고 다니며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거의 볼 수 없던 터였다. 이제는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을 들고 일터로 복귀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스타벅스 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과 낯선 메뉴명에 과거 이대점에선 웃음이 터지는 일도 잦았다. 당시에는 고객이 주문한 음료명을 직원(파트너)이 컵에 직접 표기하고, 이를 육성으로 부르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그러다보니 직원이 음료명을 잘못 부르거나 표기한 커피 약어를 혼동하는 등 에피소드가 빚어졌다. 또 직원과 고객 모두 음료 이름에 익숙치 않아 아이스 톨 ‘모케(모카)’, 숏 ‘카메라(카라멜)’ 마키아또 등 음료명을 잘못 발음해 서로 한바탕 웃으며 교감했던 재미있는 상황들이 많았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처럼 스타벅스코리아의 역사를 응축한 역사적인 점포 이대점이 개점 20주년을 맞아 새단장에 나선다. ‘리저브’ 커피와 차 음료 ‘티바나’에 특화된 프리미엄 매장(이대R점)으로 오는 26일 새롭게 문을 연다. 리저브 커피는 단일 원산지(싱글 오리진)에서 선별한 고급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일컫는다. 이대R점에선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카드, 머그, 골든글라스 등 한정판 MD도 선보일 예정이다. 20년의 노하우가 담긴 ‘최고의 스타벅스 경험’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담아 리모델링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했다.
이대 1호점은 지난 2009년 오픈 10주년을 맞아 한 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이대점은 스타벅스 커피의 정통성은 물론 지역사회 특성을 함께 반영한 매장으로 새롭게 꾸며졌다. 아트 월과 사진 등 벽면 장식을 활용해 스타벅스 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이대점은 리저브 매장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스타벅스가 한국 진출 20주년 맞아 국내 1호점을 리저브 매장으로 단장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보다 고급화한 메뉴와 서비스로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최근 전략을 강화해나갈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새로운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음료를 제공하는 리저브 매장을 최근 늘려가고 있다. 이번 이대R점이 55번째 리저브 매장이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타벅스는 커피를 하나의 문화 브랜드로 정착시키면서 한국 커피 시장을 풍성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직원 관리나 교육 등 시스템 면에서도 커피 산업을 넘어 전체 서비스업 선진화에 기여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다만 급변하는 국내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지속적 혁신 노력을 계속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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