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년물 연저점 경신

장단기 금리차 좁아져

경기침체 가능성 우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제 전망 악화에 증시마저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에선 장기물이 초강세를 띠며 수익률 곡선을 평탄화시키는 ‘일드 커브 플래트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커브 플래트닝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29일 국고채 금리가 모두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1년물과 3년물이 0.2bp(1bp=0.01%포인트)씩 내린 가운데, 5년물~50년물은 0.6~3.0bp 떨어지며 일제히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장기물이 더 강세를 보이면서 10년물(1.412%)과 3년물(1.306%)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10.6bp로 좁혀졌다. 스프레드는 지난 5월 31일에 9.5bp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10bp대를 지속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증시를 덮친 작년 10월에 30bp 안팎이었는데 그보다도 더 낮아진 것이다.

이처럼 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아지는 현상(커브 플래트닝)은 통상 경기 침체 전조로 평가된다. 장기물은 만기가 짧은 단기물보다 신용위험, 유동성위험이 크기 때문에 위험프리미엄을 반영해 금리가 더 높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장기물 수요가 높아질 경우, 금리 하락폭이 단기물보다 커지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게 된다. 앞서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커브 플래트닝이 나타났다.

최근 국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최근 커브 플래트닝도 일종의 ‘적신호’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올해 2% 성장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재정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무역·통화 전쟁의 파고를 넘기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설상가상 미국 정부의 한국 개도국 혜택 박탈 압박 가능성으로 증시까지 위축됐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미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로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한 상태”라면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하는 분위기 속에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장기물 금리가 더 하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은 수출과 투자가 회복되지 않으면 개선되기 어렵다”며 “한·일 무역분쟁의 영향이 연 2.2% 성장률 전망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8월에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시 안전자산(채권) 선호는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