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 PGA 첫 우승 도전서 3위
‘박빙승부’에 안재형, 카톡 격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골프…
즐겁게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너무 잘했다. 냉정함을 잘 유지했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신도 선수와 감독으로 수없이 많은 치열한 승부를 경험했던 까닭일까, 아버지는 아쉽게 우승을 놓친 아들에게 칭찬만 던졌다.
5일 이른 시간(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의 시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챔피언십(총상금 620만달러) 최종 라운드는 안병훈(28)의 미PGA 첫 승 도전은 큰 관심을 끌었다. US아마 최연소 우승(2009)에 BMW챔피언십과 신한동해오픈 우승(이상 2015) 등으로 이미 국내외에서 톱레벨 선수가 됐지만, 최고의 무대인 미PGA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1~3라운드에서 노보기로 내내 선두를 지킨 까닭에 우승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컸다.
안병훈은 마지막홀까지 우승을 다퉜지만 15번홀(파5) 드라이버 티샷 실수로 보기를 범하고, 18번홀에서 공동선두를 노리고 과감한 퍼트를 시도하다 다시 1타를 잃어 J.T. 포스턴(미국)에 2타 뒤진 3위(20언더파 260타)로 대회를 마쳤다. 아쉽지만 2018~2019시즌 개인 최고성적.
안병훈의 아버지이자 24세까지 그를 골프선수로 키운 안재형 전 탁국구가대표팀 감독은 5일 TV중계로 아들의 플레이를 모두 지켜봤다. “(병훈이가)TV에 많이 나와서 재미 있었다”는 안 감독은 가족 단톡방의 내용을 소개했다. 한중 탁구커플인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에, 안병훈 부부, 그리고 미국에서 손자 안병훈을 돌봤던 친할머니까지 5명이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다.
대회 기간 내내 선전하고, 특히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을 칭찬한 안 감독은 아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파이널 그룹에서 치고 나면 많이 지친다. 다음주를 위해 빨리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페덱스 레이스는 길다. 아직 최소 두 번의 시합이 있다”고 주문했다. 안병훈이 바로 미PGA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조언이다.
안재형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밤새 응원했다고 연락이 왔다. 정말 감사한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재미 있었다. 15번홀 티샷은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중계를 보면서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으면 했다. 어제(3라운드)도 잘 맞지 않아서 불안했다”고 답했다.
탁구감독이 아니라, 세계적인 선수를 키워낸 골프대디가 보는 아들의 상황은 어떨까?
안 감독은 “중요한 것은 병훈이가 행복하게 투어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결혼했고, 성적과는 별개로 아내와 즐거운 신혼을 보내고 있다. 성적? 그건 모른다. 단, 병훈이는 워낙 어려서 큰 대회(US아마)를 우승했고, 또 슬럼프로 고생도 하고 재기도 했다. 그만큼 속이 강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프로로서의 성적도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골프도 세상사처럼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데, 즐겁게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안재형 감독의 가족단톡방의 타이틀은 뭐, 잘해보자, 이기자 등 스포츠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가화만사흥’이었다.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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