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에 못 쓰는 식용색소 사용한 中줄기상추
“오이·파도 염색” 의혹에, 중국산 구별법 검색도
中상추 수입 3년만 2배…궁채 수입신고 年 103건
당국, 불안 진화 나서…긴급 수거검사 8건서 ‘불검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중국에서 ‘포름알데히드 배추’에 이어 ‘염색 상추’ 논란이 확산하면서 국내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줄기상추는 가정에서 많이 소비되는 채소라 우려가 더 크다.
8일 중국 언론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간쑤성 위중현의 한 채소 작업장에서 국내에서 궁채로 불리는 줄기상추를 초록색 액체에 담갔다가 빼는 폭로 영상이 퍼지고 있다. 영상을 촬영한 중국 누리꾼은 상추를 싱싱하게 보이기 위해 색소에 담근 것이며, 식용 색소이지만 채소 가공 단계에는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지 당국은 색소를 불법 사용한 채소 저장·유통업체 6곳을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이 국내에도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배추 영상이 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며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맘카페 등 SNS에서는 “식당에선 싼 중국산 식재료를 많이 쓰니 외식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식재료 구매 시에도 원산지 표시를 꼼꼼히 봐야 한다”는 등의 글이 쏟아진다. 단순히 먹거리 안전을 걱정하는 것을 넘어 “중국에선 오이, 파 등 다른 채소도 염색한다”는 등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 딸을 키우는 전모(40) 씨는 “중국산 채소 구별법을 찾아보니 양배추,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 등이 너무 청록빛을 띄면 중국산을 의심해봐야 한다더라”며 “국산만 구매하려 꼼꼼히 보지만, 믿어도 되는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7살·9살 두 아이 엄마인 박모(39) 씨는 “개인이 조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안전 검사를 강화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중국산 채소 수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 상추류 수입량은 2022년 1만3978톤에서 지난해 2만7830톤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99.1%) 급증했다. 지난해 수입 상추류 중 중국산 비중은 88.8%에 이른다. 중국 양배추류 수입은 같은 기간 1만5763톤에서 7만6324톤으로 384.2% 뛰었다. 양파·마늘류(53.8%)와 당근·순무·비트류(25.4%)도 중국산 수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문제의 영상에 등장한 궁채는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는 채소다.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인기를 끌면서 마라탕 등 중식당의 재료는 물론, 한식당의 나물 반찬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반찬 가게에서도 단골 메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궁채’, ‘건궁채’, ‘마른줄기상추’ 등의 이름으로 수입 신고된 것만 103건에 달한다.
당국은 소비자 불안 해소에 나섰다. 식약처는 국내에 유통 중인 중국산 줄기상추 제품 8건을 긴급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 식용색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8일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7일부터 통관단계에서 중국산 줄기상추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며 식용색소 사용 여부를 확인 중이다. 긴급 점검한 8건 외에도 국내에서 유통 중인 제품을 추가로 수거해 검사하고 있다.
식약처는 주중국 대한민국대사관을 통해 식용색소를 사용한 줄기상추 수입 여부를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주중대사관을 통해 포름알데히드 배추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식약처는 “수입 단계뿐 아니라 국내 유통 단계에서도 검사를 강화해 국민이 안심하고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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