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들의 아름다움에는 저마다 특별한 관리법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의 건강美학]은 화제 인물들의 식단, 운동, 시술, 뷰티·패션을 생활 속 정보로 살펴봅니다.

[사미자 유튜브]
[사미자 유튜브]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나이가 들면서 아는 사람의 이름이나 평소 쓰던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 쉽다. 배우 사미자 역시 최근 깜빡하는 일이 늘었다는 가족의 권유로 치매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뇌에서는 연령에 따른 노화가 관찰됐지만 기억력과 전반적인 인지기능은 오히려 또래보다 우수한 수준이었다.

사미자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아 신경심리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미자가 “나 여기 왜 데리고 왔냐”고 묻자 남편은 “요즘 유난히 깜빡깜빡해서 왔다”고 설명했다. 평소 사람 이름이나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신경과 전문의 권예지 원장은 “뇌를 봤을 때 연령에 따른 위축과 노화가 관찰되지만 단기 기억력과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우수하다”며 “치매는 전혀 의심되지 않고 점수상으로 월등히 높은 상위권”이라고 말했다.

이름·단어 잠깐 안 떠오른다…무조건 치매는 아냐

나이가 들수록 기억을 꺼내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가끔 약속을 잊었다가 나중에 기억하거나, 무슨 요일인지 순간 헷갈렸다가 다시 떠올리고, 적절한 단어가 바로 생각나지 않는 일 등을 정상적인 연령 관련 건망증의 예로 든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 얼마나 늦게 떠오르느냐’보다 일상생활 기능에 실제 문제가 생기느냐다.

권 원장 역시 “결정적 요소는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는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여부”라며 “나이가 들면서 깜빡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단순히 식사 메뉴나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더라도 잠시 생각한 뒤 기억해낸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는 배우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한참 고민하다가 나중에 떠오르는 것은 흔히 나타날 수 있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잊었다가 자신의 동선을 되짚어 찾아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최근에 있었던 대화나 사건 자체를 반복적으로 잊어버리거나, 같은 질문을 계속하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거나, 평소 혼자 하던 은행 업무·요리·약 복용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NIA는 치매를 단순한 기억력 저하가 아니라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하는 능력의 손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에 이른 상태로 설명한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도 최근에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잊거나 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익숙한 일을 끝내는 데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치매와 정상 노화 사이에는 ‘경도인지장애(MCI)’도 있다. 같은 나이의 사람보다 기억이나 사고 능력이 떨어져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일상생활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태다. 모든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MRI엔 노화 있는데 기억력은 우수…‘인지 예비능’이 뭐길래

사미자의 검사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MRI에서는 연령에 따른 뇌 위축이 관찰됐는데도 실제 인지검사 결과는 매우 좋았다는 점이다.

뇌 역시 나이가 들면서 구조와 기능이 변한다. 일부 영역의 부피가 줄거나 신경세포 사이 연결에 변화가 생기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거나 이미 저장된 정보를 불러오는 데 예전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런 변화 자체가 곧 치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NIA도 경미한 건망증은 정상적인 노화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고령에도 높은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이다.

인지 예비능은 노화나 뇌 병리 변화가 생기더라도 기존에 형성된 효율적인 신경망이나 다른 신경 회로를 활용해 사고·기억 기능을 비교적 오래 유지하는 능력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뇌에 어느 정도 변화가 생겨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여유분’에 가까운 개념이다.

교육과 다양한 지적 활동, 복잡한 업무 경험, 사회적 활동 등이 인지 예비능과 연관되는 요인으로 연구돼 왔다. NIA가 소개한 연구에서도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뇌 백질 변화가 증가하더라도 기억력 저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결과가 나타났다. 다만 인지 예비능이 뇌질환 자체를 막아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꾸준한 두뇌 활동과 치매 발생 시점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미국 러시대 연구진은 연구 시작 당시 치매가 없었던 평균 80세 노인 1903명을 약 7년간 추적하면서 독서, 글쓰기, 퍼즐·보드게임 등 인지 활동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이런 활동을 활발하게 한 사람들은 활동이 적었던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시점이 최대 약 5년 늦게 나타났다.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두뇌 활동만으로 치매가 예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책·운동·사람과의 대화…뇌도 꾸준히 ‘사용’해야

그렇다면 인지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독서나 글쓰기, 외국어·악기 배우기, 퍼즐, 새로운 기술 익히기처럼 평소 하지 않던 방식으로 뇌를 사용하는 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것보다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기억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포함된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화를 하려면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한 뒤 자신의 기억에서 정보를 찾아 문장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NIA가 소개한 장기간 연구에서도 중년 이후 친구 등과 사회적 접촉이 잦은 사람이 이후 더 나은 인지 수행을 보이고 치매 진단 가능성이 낮은 경향이 관찰됐다.

운동 역시 ‘몸 건강’만의 문제가 아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뇌혈류와 전반적인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충분한 수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금연 등 혈관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도 함께 챙기는 것이 좋다. 알츠하이머협회 역시 운동과 지속적인 학습, 사회적 활동, 수면 관리 등을 뇌 건강을 위한 주요 생활습관으로 제시한다.

반대로 깜빡하는 일이 최근 눈에 띄게 심해졌다면 무조건 나이 탓으로 돌릴 필요도 없다. 우울증과 수면 부족, 일부 약물, 갑상선 이상, 비타민 부족 등 치료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문제도 기억력 저하와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다. 걱정될 정도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신경인지검사와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사미자의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도 ‘MRI에 노화가 있었다’는 사실보다 뇌의 구조적 노화와 실제 인지기능이 반드시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름 하나가 바로 생각나지 않는 순간에 겁먹기보다 여전히 혼자 일상을 잘 유지하는지, 기억을 나중에 되찾을 수 있는지, 이전과 비교해 변화가 계속 심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생활은 계속할 수 있다. 뇌의 나이를 멈출 수는 없어도 얼마나 활발하게 사용하는지는 여전히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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