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출계약금 작년의 47%
올 들어 8월까지 수출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대상 수출계약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들이 환율 변동, 특히 급격한 엔저(엔화가치 약세)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변동보험은 수출입 거래금액을 특정 환율에 고정시켜 기업이 미래 환율 변동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이다.
15일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대상 수출계약금은 총 68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4825억원)의 47%에 머물렀다. 월별로 보면 1월 1012억원, 2월 562억원, 3월 861억원, 4월 696억원, 5월 303억원, 6월 1002억원, 7월 1558억원, 8월 836억원이다.
수출계약금 6830억원은 보험금의 대상이 되는 금액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에 해당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계약금의 100% 조건으로 가입하면 환변동보험 금액은 10억원, 50%의 조건으로 가입하면 5억원이 된다.
올해 1∼8월 환변동보험 금액은 지난해 1∼3월(7682억원)에도 못 미친다. 환변동보험 이용이 지난해에 많았던 것은 상반기의 원ㆍ달러 환율 변동 범위가 달러당 1050원∼1160원에 이를 만큼 등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환변동보험 금액 1조6973억원 중 83%(1조4124억원)가 상반기에 집중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환율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환변동보험 이용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엔저가 속도조절을 한 점도 기업들이 환변동보험을 덜 이용하게 만든 요인이다.
올해 저조한 환변동보험 실적이 우려스러운 것은 한 동안 속도 조절하던 엔저에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어서다. 지난 12일 기준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엔대, 원ㆍ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0원대를 나타냈다. 모두 약 6년 만의 기록적인 수준이다.
무보 관계자는 “기업들은 작년 상반기 이후 더 이상 환율 하락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환변동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 “정부의 환변동보험 지원 방안도 기업이 위험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가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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