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상승 등 실질적 조치 필요
치밀한 접근…현장혼란 줄여야
정규직 전환을 계기로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노동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국정과제이다보니 떠밀리듯 서둘러 ‘무늬만 정규직’을 양산해냈지만 정작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웅축된 불만을 풀기 위해 정규직 전환 속도를 늦추고 실질적인 처우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부터 3단계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다. 1단계 정부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2단계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에 이어 마지막 3단계 민간 위탁기관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다. 콜센터, 전산 유지·보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등 업무를 맡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민간 위탁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 시대에 막바지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7년 7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2년간 실제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인원은 15만6821명이다. 나머지 약 2만8000명은 기존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정부 공약인 ‘2020년 20만5000명 정규직 전환’ 계획을 90.1% 달성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전환 규모를 기록했지만 불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무기계약직,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등으로 신분 전환을 이뤘지만 실질적인 처우개선이 동반되지 않아 사실상 비정규직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불만은 반복적으로 불거졌고, 차라리 직접고용을 해달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정규직에 대한 노정 간 인식 차이가 있었다. 고용부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정규직 전환정책은 고용안정이 우선”이라며 “국민 부담을 고려해 처우개선은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단순히 정규직을 늘리는 데 집착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저임금·불평등 개선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규직에게 지급돼야 할 인건비, 복리후생이 크다 보니 이걸 줄이지 않고 자회사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제로섬 게임인 셈”이라며 “결국 양보와 분배 절차를 거쳐서 차별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방법으로 처우개선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며 “임기 내에 편한 성과만 내려고 하지 말고 차근히 처우 개선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재원 부담, 기존 정규직 노조와의 형평성 문제, 신규 청년일자리 축소문제, 증세문제 등 추가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정부가 정원조정, 인건비 지원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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