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경영문화 보고서 제출에도 국토부는 원론적 입장
-13개월째 제재에 경영악화…직원들도 수당 감소 등 고통
-임직원·항공업계 탄원서에 노조 장관 면담 신청에도 허사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정부 제재에 휘청이고 있는 진에어가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에어가 지난 9일 국토부에 경영 개선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며 제재 해제를 정식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묵묵부답'이다.
진에어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건 여파로 지난해 8월부터 13개월째 신규 취항 제한 등 국토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신규 항공기 도입, 신규 노선 취항, 부정기 항공기 운항에 대해 ‘금지’ 명령을 받게 된 진에어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지난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과정에서 배제돼 중국 동남아 노선에서 경쟁력을 잃게 됐다.
진에어가 항공기를 새로 도입하지 못하는 동안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총 45대를 보유하며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티웨이항공와 에어부산 또한 총 26대를 보유하며 진에어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인력은 당초 계획대로 늘려 채용했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신입 객실승무원들은 항공기 도입이 미뤄짐에 따라 계획했던 만큼 비행을 하지 못하고 있고, 기존 객실승무원들도 제재 이전보다 근무시간 감소로 수당이 줄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과 일본의 경제전쟁으로 인해 지난 2분기 일본 여행 수요 급감과 시장 악화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상장 국적항공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66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정부의 정책 지원은 꿈도 못꾸고 있는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8월 ‘아세안(ASEAN)지역 LCC 신규노선 개설 지원 테스크포스(TF)운영방안’이란 공문을 각 항공사에 전달하고 신규 노선 개설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는 저비용항공사를 대상으로 3년간 독점 운영권을 보장한다는 파격 지원의 내용을 담았지만 진에어에게는 ‘정해진 절차대로 제재 완화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결국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영향으로 타 항공사들은 동남아 노선 증편과 중국 신규 취항으로 대응하면서 동시에 정부로부터 도움도 받을 수 있지만, 진에어는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며 “당시 약속했던 사외이사 비중 확대,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등 구성, 법무실 신설, 사내 고충처리시스템 구축, 직원이 만족하는 직종별 유니폼 등 모든 숙제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했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응답을 기다릴 뿐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경영문화 개선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진에어는 임직원과 항공업계 관계자 수 천 명이 작성한 6000장 분량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또 노동조합이 국토부 장관 면담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역시 허사였다.
지난 9일 국토부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는 진어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마지노선이다.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최종 보고서에 다 담았다는 것이 진에어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제재 조치 당시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인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재정립 ▷이사회 역할 강화 ▷준법지원조직 신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및 사회공헌 확대 등 총 17개 항목의 이행 결과와 계열사 임원의 경영 참여가 불가능한 독립 경영 구조를 구축한 것에 대한 법무법인의 추가 검증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6월 임직원 설문조사 등을 진행한 내용과 함께 계열사 임원의 경영 간섭 우려 관련 소명 등의 국토부의 추가 요구 사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진에어의 제재가 풀리더라도 녹녹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에어의 경쟁력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지금 제재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운수권 배제 등으로 입은 미래 손실이 상당해 그 충격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경제와 항공 산업을 위해서라도 진에어가 하루빨리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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