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압수수색은 사실상 무산

'버닝썬 의혹'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경찰청을 압수 수색한 2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정문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닝썬 의혹'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경찰청을 압수 수색한 2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정문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버닝썬 의혹'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경찰총장' 윤모(49) 총경과 클럽 버닝썬 측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윤 총경이 사업가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윤 총경의 업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찰청 청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대상과 범위를 두고 경찰 측과 이견을 보인 끝에 윤 총경의 현재 근무지인 서울경찰청으로 이동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경찰청 압수수색은 윤 총경이 대기발령 중 근무한 장소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은 경찰청 인사담당관으로 일하다가 버닝썬 사건에 연루되면서 지난 3월 대기발령 조치됐고 최근 인사에서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전보됐다.

윤 총경은 경찰의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승리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윤 총경은 '경찰총장'으로 불렸다.

윤 총경은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개업한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단속 내용을 확인한 뒤 유 전 대표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단속내용 유출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을 달아 지난 6월 윤 총경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넘겨받은 식사·골프 접대 의혹도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경은 2017∼2018년 유 전 대표와 총 4차례 골프를 치고 6차례 식사를 했으며, 3회에 걸쳐 콘서트 티켓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윤 총경이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45) 전 대표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수수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하고 대가성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윤 총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으로 일했다. 정씨는 지난해 5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회식에 참석해 조 장관과 윤 총경의 사진을 찍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윤 총경 수사를 통해 조 장관 관련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도 동시에 수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가 최대주주인 코스닥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이 2014년 큐브스에 투자한 적이 있다. 현 WFM 대표 김모 씨가 큐브스 출신이다. 윤 총경은 2015년 큐브스 주식을 5000만원어치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총경이 이 주식을 뇌물로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