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례적 신형무기 시험 불참…축하메시지 대체
-북극성-3형 대기권 밖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도 공개
-국제해사기구 “北 북극성-3형 발사 사전통지 없었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2일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3일 밝혔다. 통상 북한의 신형 무기 시험 때마다 현장을 찾아 현지지도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는 불참해 주목된다.
▶北 “자위적 국산력 강화 새 국면 개척”=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2019년 10월2일 오전 조선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새형의 탄도탄 시험발사는 고각발사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에 진행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의 성공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이 전날 쏜 북극성-2형은 최대 비행고도 910여㎞, 비행거리 450여㎞로 탐지됐다. 북한이 고각발사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밝힌 만큼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비행거리는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때 북극성-1·2형의 사거리는 1200㎞ 정도라며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 때 고도를 높이면서 비행거리를 줄여서 발사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극성-3형 후부의 추진화염 출력을 보면 북극성-2형과 비교해 화염의 분사 직경이 훨씬 커진 모습에서 출력이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사거리를 늘일 수도 있고 탄두의 중량을 증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북극성-1·2형과 비교해 탄두모양이 구형으로 변경된 것과도 연관이 있다”면서 “탄두가 구형이면 탄두 내부공간이 그만큼 늘어나 폭발물 탑재하기 용의해진다”고 덧붙였다.
북극성-3형은 북한이 지난 2016년 8월 시험발사한 SLBM인 북극성-1형과 2017년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해 시험발사한 북극성-2형보다 기술적 측면에서 한층 향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2년여 전인 지난 2017년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배경에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미사일 구조도를 의도적으로 노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극성-3형은 수중에서 수면 위 10m가량 치솟은 뒤 점화되는 콜드런칭(발사 뒤 공중점화) 방식으로 발사됐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북극성-3형이 발사되는 순간 바로 옆에 선박이 포착돼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가 설치된 바지선에서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선박은 바지선을 끌고 온 견인선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북극성-3형이 대기권 밖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 사진도 게재했다. 또 지상에서 시험발사를 지켜보던 노동당과 국방과학원 관계자들이 북극성-3형이 전송한 지구 사진을 모니터를 통해 주의 깊게 지켜보는 장면도 공개됐다. 이를 두고 북한이 SLBM을 미 본토를 포함한 전세계 어디든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북한 잠수함의 잠항능력 등 여전히 넘어야할 산은 남아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은밀기동 뒤 SLBM을 발사해 미 본토를 타격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북한의 북극성-3형 시험발사의 정치적·외교적·군사적 의미가 앞서 올해 들어 열 차례 쏘아올린 단거리발사체들과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김정은 불참, 북미대화 고려·실패 가능성 염두=북한의 이번 북극성-3형 시험발사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적인 수준이라는 우려 섞인 평가도 나온다. 김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수면 위로 올라와 점화되는 단계의 사진만 보면 점화 타이밍도 좋고 자세도 상당히 안정적”이라며 “첫 해상 바지선에서 발사라고 보기에는 대단히 성공적인 발사가 아니였을까 평가하면서 우려와 걱정이 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북극성-3형 시험발사 때 김 위원장이 현장을 찾는 대신 축하 메시지만 보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현지에서 시험발사를 지도한 당 및 국방과학연구부문 간부들은 성공적인 시험발사 결과를 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또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시험발사에 참가한 국방과학연구단위들에 뜨겁고 열렬한 축하를 보내셨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전까지 김 위원장이 신형무기 시험발사 현장을 찾을 때마다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북미 실무접촉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스웨덴행에 나서는 등 북미대화가 본격적인 재개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나름 수위를 조절한 행보 또는 북극성-3형 시험발사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북한은 이번에 북극성-3형을 쏘아올리면서 국제해사기구(IMO)에 아무런 사전통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방송은 IMO 측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사전에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IMO는 북한이 사전통지 없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제 선박 운행에 위험이 된다며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 “시험발사를 통해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전술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면서 “시험발사는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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